Korean
KOFIH를 읽다
팀 어벤져스
이종욱스쿨팀
사람을 키워 세상을 바꾸다
한 국가에 보건의료체계가 성공적으로 구축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활동하는 전문 인력이 충분해야 한다. 이를 위해 KOFIH는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종욱스쿨팀은 프로그램 전반을 총괄·운영하며 국제보건의 기틀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 글. 정라희 사진. 마주스튜디오
한 국가를 넘어 세계를 바꾸는 일
- 정혜진 팀장
국제보건협력을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입니다. 보건의료 인프라를 구축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이를 수행할 전문 인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겠지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전문인력의 중요성을 실감한 국가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전문 인력 중심으로 보건의료 체계를 갖춘 국가들이 위기 대응에 더욱더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KOFIH의 창립 근거가 된 고(故) 이종욱 박사님도 ‘글로벌 보건의료 인력을 양성해야 보건의료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은 대한민국이 보건의료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증명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07년에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KOFIH 내에 이 프로그램을 전담할 조직을 구성한 것이 이종욱스쿨팀의 시발점이었다. 부서 명칭이 ‘이종욱스쿨팀’으로 개편된 것은 올해 7월이며, 현재 국가별 수요 조사와 교육과정 기획, 연수 운영, 위탁 교육기관 선정 및 관리, 수료생 현지 교육 지원 및 성과 확산, 국가별 협력사업 연계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 정다은 대리
올해 KOFIH에 입사해 이곳에 첫 발령을 받았습니다. 입사 이전에 막연히 생각한 연수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에서 온 연수생들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종욱스쿨팀에 와서 직접 다양한 연수 과정에 동참하면서, 한국에 온 연수생들이 귀국했을 때 해당 국가의 보건의료 시스템이 한층 강화될 거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현재 감염병대응전문가 과정을 담당하고 있는데, 연수생들이 본국에서는 보건의료 경력이 풍부한 공무원들인데도 한국의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을 하나하나 인상 깊게 살피고 기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코로나19 팬데믹은 팀에도 위기였다. 감염병에 대응할 보건의료 전문인력이 절실한 상황 속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안전하고 원활하게 운영할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그 사이에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필요한 사항은 응급기관에 위탁했다. 하루하루가 에피소드로 넘쳐 나는 상황 속에서 모든 팀원이 마음을 모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나갔다.
보건의료 지식 전달의 씨앗을 심으며
- 양보민 과장
지식은 고여 있지 않고 흘러갈 때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집중적으로 맡은 과정은 의료기기를 유지·보수하고 관리하는 의공기사들의 연수 프로그램인데요. 한국에서 의공과정을 수료한 연수생들이 본국에 돌아가서 현지의 의공기사들에게 교육하는 것까지 관여하고 있어요. 얼마 전, 가나에 의료기기 기술 현지 교육을 다녀왔는데, 연수생들이 자신이 배운 기술을 동료들에게 가르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교육생에서 본국 동료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이제는 재단과 협업을 통해 5년여의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ㆍ운영하는 주도적 역할을 하는 가나 연수생들의 활약은 팀원들에게도 자부심을 안겨준다.

- 김정윤 대리
임상과정 연수생들은 보통 협력국 내 지역병원이나 보건소·보건지소 소속 의사나 간호사 등으로, 현지 주민들에게 직접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임상과정에서 이러한 현장의 보건의료인력들이 학습한 한국의 보건의료체계와 의료기술을 본국으로 돌아가 실무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어 연수효과를 단기간에 체감할 수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산부인과, 외과, 내과, 이비인후과 등 임상과정을 이수한 연수생들이 협력국 주민의 건강증진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담당자로서 뿌듯한 마음도 든다. 이처럼 훈련 받은 보건의료 인력은 협력국의 보건의료 환경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동력이다.

- 신가영 주임
지난해 3월부터 팀에서 학위과정을 전담했어요. 학위과정은 2020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인데, 어느덧 2년이 지나 논문심사를 마치고 석사학위를 받는 연수생들이 생겼습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영어 실력을 키워가며 전문 분야 논문을 쓰는 일은 쉽지 않거든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가족과 떨어져 공부하며 우수논문상까지 받는 연수생들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분들은 본국에 돌아가면 해당국 관련 분야 최초의 석사입니다.

타지에 나와 학업에 매진하는 연수생들을 위해, 이종욱스쿨팀은 한층 긴밀하게 연수생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학위과정을 마치는 일을 연수생 개인의 과제로 남겨두지 않고, 연수생 간담회를 열어 그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정기적으로 청취했다. 이 같은 활동은 연수생들에게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가족처럼 여러분의 곁을 지키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향하여
- 김수진 대리
저는 보건정책과정과 재활과정을 담당하고 있어요. 보건정책과정 연수생들은 대부분 해당국의 중앙보건부나 지역보건청에서 근무하는 보건 행정가들입니다. 이분들이 본국에 돌아가서 해당국의 정책기획과 연구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게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재활과정은 임상재활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영역을 다룹니다. 재활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이어서, 현지의 재활의학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각 국가의 재활분야 핵심인력이 배출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수생들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닌 현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습과 연구활동 프로젝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연수과정 중 연수생들이 현업에 적용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세우도록 돕고 있다. 지도교수와 일대일 면담을 통해 액션 플랜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연수생들의 역량도 크게 향상된다.

- 강진솔 주임
이종욱펠로우십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연수생이 귀국한 이후에도 소속기관과 해당국에서 더욱더 역량을 펼칠 수 있게 지원합니다. 대표적인 활동이 KOFIH 글로벌 연수생 동문회(KGA)입니다. 저도 얼마 전에 캄보디아에서 총동문회가 열려서 출장을 다녀왔어요. 2020년에 운영한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본국에 간 분들을 현지에서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KOFIH의 KGA는 단순한 친목회가 아니다. 같은 국가 출신이지만 다른 기간에 연수를 받아 서로 교류하지 못했던 해당국 연수생들은 KGA를 통해 접점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다양한 보건의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KOFIH는 KGA와 관련해 저소득층 대상 건강검진 등 지역사회 활동, 해당국 의료인 대상 전파교육, 연구 분야 지원 등 크게 세 가지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이종욱스쿨팀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바는 ‘글로벌 보건의료 분야 인력 개발’ 하면 ‘이종욱스쿨’이 떠오르는 것이다. 작은 씨앗이 자라 큰 나무가 되듯이,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을 거쳐간 한 사람, 한 사람이 국제보건협력의 든든한 기틀이 되어주기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