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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을 마치며
프로그램에서 배운 지식으로 고국의 의료 질 높이고파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 연수생 리야 시세이 게타추 인터뷰
그녀에게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과 시설을 경험할 수 있었고, 프로그램 콘텐츠도 매우 효과적으로 꾸려져 참가자 입장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와 계획을 물었다.

- 글. 편집실 사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리야 시세이 게타추(Liya Sisay Getachew)입니다. 에티오피아 출신의 26세 의사입니다. 현재 아르마우어 한센 연구소(Armauer Hansen Research Institute)에서 주임연구원으로, 임상시험 부서에서 다양한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연구의사입니다. 담당 업무 외에도 얼럿(ALERT)이라 불리는 인근의 공립병원에서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참가 전의 경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의사로 2년 정도 일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대학병원인 티쿠르 안베사 전문병원(Tikur Anbessa Specialized Hospital)에서 인턴 생활을 했습니다. 매일 30~35명 정도의 환자들을 진료했는데, 주로 폐결핵과 같은 전염병, 다양한 병기의 HIV 환자, 여러 가지 풍토병에 걸린 환자들이었습니다. 이후 한센병을 일으키는 나균(mycobacterium leprae) 연구에 중점을 두고 설립된 아르마우어 한센 연구소에 합류했습니다. 현재 이곳은 매우 다양한 질병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선도적인 연구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수련을 통해 구체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알고 싶어요.

자원이 부족한 국가의 의사인 저에게 이번 수련은 제가 임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전염병에 대한 시각에 큰 영향을 줄 거라 기대합니다. 임상의이자 연구자로서 제 역할을 재정의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의료는 물론 전염병 관리 분야에서도 선진국으로 꼽히는 한국의 전문가들에게 과학적 이론과 실제를 배움으로써 저의 역량을 갈고 닦을 수 있길 희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프로그램 참가를 통해 얻은 지식과 기술을 제 고국에 적용하는 방식을 배우고 싶습니다.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저희가 가장 효과적으로 적응하고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운영 방식이 놀라웠습니다. 또한 강의 내용도 저희가 고국에 돌아가 실현하고자 하는 변화에 꼭 필요한 콘텐츠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저희 질문에 기꺼이 답해주시는 훌륭한 교수님들의 존재 역시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질을 높여주는 요소입니다. 병원 견학을 통해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중저소득 국가들의 의료 격차를 깨달을 수 있었던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더불어, 한국에서 순조롭게 적응이 가능하도록 도와주신 코디네이터 여러분의 노력도 대단히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며 인상 깊었던 점들을 말씀해주세요.

너무 많은데, 몇 가지만 이야기해 보자면 대중교통이 아주 잘 되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려움 없이 금방 다양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데, 한국인들의 전반적인 성향과 빠른 일 처리 속도와도 부합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100m마다 카페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편의점에서 발견한 커피 컵에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라고 써 있는 것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고국의 의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또 이 부분에 어떤 방식으로 이바지할 계획인가요?

에티오피아는 여러 방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영역들도 여럿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의료 품질 문제와 각 부문 간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대응이 느리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팬데믹 시기에 이러한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부처 간의 소통 결여로 인해 자원 배분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자금 조달도 지연되면서 노력 대비 효과가 감소하였습니다. 저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제가 속한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획득했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