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모두를 위한 보건안전망을 구축하다
의학과 기술이 발달해도 여전히 보건의료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게 마련이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하 KOFIH)는 보건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근로자, 북한주민, 긴급구호가 필요한 해외 재난지역 등을 지원하며 모두를 위한 보건안전망을 구축해왔다.
- 글. 정라희 사진. 마주스튜디오
외국인근로자 이동클리닉 무료진료 지원
근무지역이나 근무시간, 직장여건 등의 이유로 병원을 찾기 어려운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해 KOFIH는 다양한 보건의료 지원사업을 시행해왔다.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이동클리닉 무료진료 지원이다. KOFIH와 무료진료 단체·기관 등이 협업해 외국인근로자 무료진료를 시행하는 사업. KOFIH는 이동검진차량을 비롯해 초음파검사기, 심전도검사기, 각종 의약품 등을 무료진료 단체·기관에 대여 및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근로자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정신건강 분석기를 도입했다.
지난 4월 23일 강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서 진행된 무료 검진에도 KOFIH의 이동클리닉 무료진료 지원이 이루어졌다. 이날 무료 검진에 나선 단체는 선한의료포럼이다.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들로 구성된 선한의료포럼은 이동클리닉 제1차 무료진료 지원부터 함께하며 KOFIH와 지속적인 협력해왔다. 선한의료포럼 박한성 이사장은 “일반 병원에서 볼 수 있는 기본 진료를 하면서 진료 중 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대형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돕는다”고 말한다. 선한의료포럼 박은경 간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병원에 가기 어려웠던 외국인근로자들이 종합검진과 비슷한 진료를 받을 수 있어 만족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이날 이동클리닉에서 진료받은 쩌우쑈우찡 씨(중국)는 “병원을 찾기 힘든 주말에 진료를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날 현장에는 외국인근로자는 물론 어린 자녀들도 이동클리닉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이동클리닉은 지역사회의 보건의료지원 수요를 발굴해 외국인근로자에게 맞춤형 지원을 하는 ‘찾아가는 외국인근로자 보건의료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 사업 담당자 교육 콘텐츠 제작
KOFIH는 외국인 사업 담당자 교육 콘텐츠 6종을 제작해 활동가의 실무 능력 향상도 지원하고 있다. 해당 교육은 2011년, 민간 이주민 지원 활동가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보건의료 관련 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만들어졌다.
매년 수강생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구체성과 현장성을 강조한 실무에 적합한 교육 내용을 강화하고, 공공교육플랫폼 K-MOOC와 협약을 맺어 온라인 학습의 안정성을 더했다. 수강생들은 ‘교육 구성 과목의 다양성’, ‘현장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현실감 있는 강의’, ‘사이버강의에 적합한 메일링 서비스’ 등 다방면에서 만족감을 표했다.
재난 속에서 더 빛나는 인류애 ‘해외긴급구호’
예기치 않은 재난으로 신음하는 국가에도 KOFIH는 긴급구호 지원을 이어왔다.
2004년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국에 대한 긴급의료지원을 시작으로 해외 대형 재난 현장에 KOFIH는 의약품을 지원하고 의료팀을 파견하는 등 인도주의를 행동으로 옮겨왔다. 현지에서 한층 원활하게 구호활동을 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Korea Disaster Relief Team) 의료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해외 긴급의료팀(Emergency Medical Teams, EMTs)을 등급 인증을 준비해왔다.
WHO EMT는 시설, 장비, 의료인력 등에 따라 해외 긴급의료팀을 5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현재 세계 22개국 33개(2022년 5월 기준) 긴급의료팀이 인증을 받고 활동 중이며 올해 영국, 프랑스, 미국 그리고 대한민국이 인증을 위한 WHO EMT 평가단 방문을 앞두고 있다.
KDRT 의료팀은 제1형(고정형) 등급 획득을 목표로 인증을 준비했다. 이는 일일 100명의 외래환자를 하루 12시간씩, 주 7일 동안 진료하며 초기 처치·응급 처치·산모 및 소아진료 등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
지난 3월 이를 위해 국립중앙의료원이 주관하는 KDRT EMT 제1형 시뮬레이션 훈련이 진행되었다.
진료팀, WASH팀, 전기팀, 행정팀, 방역팀 총 5개 팀으로 나눠져 역할에 맞춰 이동식병원 텐트 및 시설 설치, 이동식병원 운영 훈련이 진행되었다. WHO EMT 사무국과 멘토도 사전인증(Pre-verification)을 위해 방한하여 최종 인증을 위한 준비사항을 점검하였으며, KOFIH도 함께 참여하여 훈련과정을 모니터링하였다. 한동안 코로나19로 대면 훈련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직종별 KDRT 의료팀원들과 유관기관 담당자, WHO 관계자가 함께 모여 의료팀의 준비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2022년 6월 최종 인증을 통해 KDRT 의료팀의 역량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게 되면, 앞으로 지구촌 재난 현장에서 KDRT 의료팀의 국제 기여도는 한층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