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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IH 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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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염된 음식, 더러운 물이 질병 부른다

    식품매개· 수인성 감염병,
    위생수칙만 잘 지켜도 막을 수 있어

    • 글_ 조윤
  • 음식과 물은 인간에겐 필수적인 요소지만 오염된 음식물과 식수는 곧장 질병의 원인으로 변모한다. A형 간염, 장티푸스, 출장자 설사, 살모넬라, 세균성 이질 등은 대표적인 식품매개·수인성 감염병이다. 다행히 이들 질병은 대체로 예방접종과 더불어 평소 안전한 음식과 깨끗한 물을 먹는 등 기본적인 위생관리만 철저히 해도 예방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은 식품매개·수인성 감염병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깨끗한 물은 전 세계 어디서나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2025년이면 우리나라도 ‘물 기근 국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개인의 위생관리와 더불어 식품매개·수인성 감염병 예방에 필수적인 깨끗한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A형 간염, 증상 가볍지만 사망에 이르기도
환자 스스로 이겨내는 ‘적응력’ 중요

A형 간염은 간에 염증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자의 대변에 존재한다. 오염된 식품과 물을 통해 전파되므로 위생이 열악한 지역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성관계 혹은 바이러스가 우연히 입을 통해 전달되는 경우 등에 한해 사람 간에 전파되기도 한다. 특히 동성 간 성관계, 불법 약물 복용, 간질환 환자 등의 경우 감염 위험이 높다. 그러나 앞의 상황이라도 모두 증상을 보이는 건 아니다.
증상은 대개 감염 2주에서 4주 이상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수주 또는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 고열, 피로, 식욕부진, 설사, 메스꺼움, 구토, 복통, 피부와 눈의 황변(황달), 짙은 소변, 점토색 대변, 관절통, 가려움 등이 주로 나타난다. 상당수의 감염자가 가벼운 증상을 앓고 지나가며 대부분 4주 이상이 지나면 완전히 회복된다. 다만 일부 감염자에 한해 증상이 심할 수 있다. 때때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며 지지요법(환자 스스로 자신을 갖고 끈기 있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심리요법)으로 관리한다. 예방접종과 평소 철저한 위생관리, 안전한 식품과 식수 이용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조리도구는 반드시 소독해서 쓰고, 채소와 과일은 위생 측면에선 껍질을 벗겨 먹는 게 안전하다.

장티푸스=설사병?
설사보단 ‘고열’ 조심… 독감과 증상 비슷해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에 의해 유발되는 전염병이다. 증상은 대개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1~3주 후에 시작된다. 장티푸스는 ‘설사병’이라고 불릴 만큼 설사가 대표적인 증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설사 증세를 보이지 않는 환자도 있다. 설사보다는 지속적인 고열이 공통된 특징이다. 기타 초기 증상은 독감 증상과 비슷하게 몸살, 무력감, 식욕부진 등이다. 더불어 두통이 지속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게서는 가슴과 복부에 분홍색 반점으로 보이는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각한 경우 장 천공으로 복부에 심한 출혈과 감염이 생겨 치명적일 수 있다.
장티푸스는 항생제로 치료한다. 하지만 항생제를 지속해서 사용하면 내성이 점점 커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 발병하는 ‘광범위 약제 내성 장티푸스(XDR)’는 보통 장티푸스 치료에 사용하는 많은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아 예방적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평소 안전한 식품 및 식수 섭취와 예방접종이 더욱 강조된다.

금강산도 식후경?
여행지서 유의해야 할 ‘출장자 설사’

출장자 설사 혹은 여행자 설사는 가장 흔한 여행 관련 질병이다. 주로 집을 떠난 지 일주일 이내에 발생한다. 여행지에서는 평소보다 음식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기가 어렵고,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물 등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하지만 여행지에서도 언제나 신선하고 뜨거운 상태로 완전히 익혀서 요리한 음식만 먹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덜 익거나 익히지 않은 고기, 생선 또는 조개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깨끗한 물로 씻지 않거나 직접 껍질을 벗기지 않은 경우 샐러드나 생야채도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수돗물을 마시지 말고 병에 든 생수나 음료를 마시는 것이 낫다. 얼음은 보관 과정에서 오염되기가 쉽다. 물보다 위생에 더욱 취약하므로 여행 시에는 얼음, 얼음이 들어간 음료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는 습관은 여행지에선 더더욱 필수적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지만 질병 예방에 있어선 ‘돌다리도 두드려 본 뒤’ 음식물을 섭취하는 조심성이 강조된다.

‘쌀뜨물 변’ 본다면 콜레라 의심
아프리카 등 외국 방문 시 예방접종 꼭!

콜레라는 비브리오 콜레라 박테리아를 통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감염자의 대변을 거쳐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를 통해 감염된다.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심한 설사다. 짧게는 6시간에서 길게는 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복통 없이 설사가 갑작스레 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쌀뜨물 변’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통증 없는 물변을 보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구토도 일반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구토, 탈수, 저혈당 쇼크를 동반하기도 한다.
콜레라는 대부분 가볍게 지나간다. 수분만 잘 보충해도 저절로 회복된다. 다만 감염자 중 약 10~20%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탈수 등 극심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는 구강 또는 정맥 등을 통한 보액 및 항생제 투여를 통해 치료한다.
콜레라는 정부가 해외에서 발생해 국내로 들어올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선정한 9종의 ‘검역감염병’ 가운데 하나다. 즉, 국내 콜레라 감염자는 대부분 해외에서 유입된 경우가 많다. 안전한 식수를 구하기 어려운 콜레라 발생 국가에 출장·파견됐다 감염되는 것이다. 따라서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큰 보건인력 및 구조대원은 반드시 콜레라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좋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국가, 인도, 중국은 콜레라 지속 발병 국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콜레라 사망률을 90% 줄이고, 최대 20개국에서 콜레라 발생을 예방하겠단 목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