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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IH 문화산책
21세기 신종 감염병 바로 알기
  • ‘단계적 일상 회복’ 따라 확진자·중환자 늘어…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 백신은 ‘마스크’

    글_ 이정아 동아사이언스 기자
  • 11월 1일부터 국내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행함에 따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났다. 확진자 규모가 늘어난 만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위중증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한편, 가장 중요한 방역수칙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2년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몇몇 나라들이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를 시작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과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가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대개 ‘방역패스’를 도입해 백신 접종자를 중심으로 방역조치들을 완화했다.
국내에서도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했다. 그간 강력한 방역조치를 시행한 탓에 사회, 교육, 경제 전반적인 분야에서 손실이 컸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고, 사적 모임이 가능한 인원수도 대폭 늘렸다.
이렇게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행할 수 있게 된 것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 대비 7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여러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이 감염을 100% 막아주진 못해도 위중증화와 사망 위험을 90% 이상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11월 기준 코로나19 치사율은 0.78%로 낮게 유지됐다.
문제는 치사율이 아무리 낮아도 신규 확진자가 많으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11월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규모는 하루 2000명대이며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각각 두 자릿수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과 의사들은 백신 접종률이 높은 것에만 의존할 수 없어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행하더라도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같은 개인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위드 코로나’로 사람 간 대면 접촉 늘어나… 실내 마스크 착용 중요

10명 중 7~8명꼴로 백신을 맞았음에도 왜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지 않고 오히려 유행 규모가 커진 것일까. 전문가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백신 효과가 점차 떨어진다는 것,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다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 위드 코로나로 방역조치가 완화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대중의 긴장감이 줄어들고 사람들 간 대면 접촉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그만큼 실내 마스크 착용이 더욱 중요해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염자의 기침, 재채기, 콧물 같은 비말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이다. 감염자와 미감염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그만큼 비말이 직접 전해지지 않아 한 공간에 머물렀더라도 전염이 되지 않는다.
최근엔 백신을 맞은 사람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미접종자만큼 바이러스를 많이 퍼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지난해 9월 13일부터 지난 9월 15일까지 가벼운 증상이 있는 코로나19 감염자 621명을 대상으로 가족에게 전파할 위험을 조사한 결과, 백신 접종자나 미접종자가 가족에게 전염시킬 위험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 국제학술지 <랜싯> 10월 29일자에 실었다.
연구팀이 참가자들의 상기도에서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더니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바이러스 부하가 평균 최대 8.14log copy/mL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백신 접종 완료자가 가족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위험은 25%로, 미접종자(38%)와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그 이유로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델타 변이가 백신 효과를 다소 피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하지만 백신 접종 완료자는 미접종자에 비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이 짧고, 비교적 빨리 완치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전파를 차단하는 데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백신 접종을 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백신을 맞았더라도 실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정전기 필터가 있어 바이러스 차단이 가능하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질을 인증받은 보건용 마스크나 방수가 가능한 덴탈마스크라면 코로나19 감염 차단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마스크를 어떻게 착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이 국내 보건용 마스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보건용 마스크의 모양에 관계없이 얼굴에 제대로 밀착할 경우 차단 효과가 최소 3배 이상 커진다. 얼굴 크기에 맞게 조절 가능한 마스크를 밀착시키면 5배 이상 커진다. 연구팀이 강조한 마스크 착용 방법은 ‘얼굴에 맞게 밀착하고 머리를 움직일 때 마스크가 벌어지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대한의학회지>에 실렸다.

재택치료 시 함께 사는 가족 있다면 마스크 착용해야

이전까지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를 거의 병원이나 시설에 격리해 치료했지만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행되면서 고위험군이 아닌 무증상 또는 가벼운 증상을 겪는 환자는 재택치료를 받게 됐다. 재택치료는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거의 없거나 가벼운 증상을 겪는 환자가 집에서 자가치료를 하다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서 대면 진료를 하는 방식이다.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는 만큼 의료체계에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재택치료에 있어서도 마스크 착용은 중요한 수칙이다. 특히 60세 이상 고위험군이나 미성년자, 장애인의 경우 함께 사는 가족(보호자)이 있어야 하는데, 재택치료 중인 확진자가 가족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위험이 크다. 그만큼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이 필수다.
질병관리청은 홈페이지를 통해 재택치료 환자와 보호자가 어떤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는지 안내했다. 한집에서 살고 있더라도 식기구나 침구류, 수건 등 생활용품은 확진자와 보호자가 따로 분리해서 사용해야 하며, 식사도 함께 해서는 안 된다. 사용한 수건이나 옷을 세탁할 때도 확진자의 것과 보호자의 것을 분리해서 섞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하루에 1회 이상 청소와 소독을 시행해야 한다. 확진자가 사는 집에서 나온 쓰레기도 소독한 뒤 지급한 봉투에 담아 보관했다가 재택치료가 끝나고 3일(72시간) 뒤에 재소독해서 배출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재택치료 환자는 집에만 머물러야 하며 집 안에서도 다른 가족, 반려동물과 떨어져 특정한 방과 욕실을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컵이나 수건, 식기류도 가족과 따로 사용하고, 주위에 다른 사람이 있는 상황이 불가피하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