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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IH 속으로
KOFIH 인사이드 Ⅱ
  • 새 교과서로 다시 만나는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

    이 사무총장 내용 수록
    보건교과서 활용 간담회

    • 글_ 송준호
  • 코로나 시대, 시대상을 반영한 보건교육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됐다.
    지난해 (사)보건교육포럼 측의 청원에 따라 수정된 초등학교 보건교과서는 올해 학교에서 첫 번째 학기를 보냈다. 특히 개정된 교과서엔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업적과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사업 내용이 수록돼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지난 8월 10일 재단은 보건교육포럼 측과 간담회를 열고 보건교과서 활용 현황을 확인하는 한편, 교육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8월 10일 KOFIH와 (사)보건교육포럼이 함께 연 보건교과서 활용 관련 간담회.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백신의 제왕’ 이야기

이날 간담회엔 보건교육포럼의 우옥영 이사장을 비롯해 우윤미 사무국장, 김대유 자문, 장소정 총무팀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또 교육 현장에서 수정 교과서로 실제로 수업을 진행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김혜진·조혜윤·한혜진 보건교사가 사례 발표자로 나섰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에서도 최원일 사무총장 등 내부 인원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번 초등학교 교과서 수정과 이종욱 사무총장 내용 수록이라는 성과의 시작은 경기도교육청 인정 교과서 <함께하는 보건>에 대한 수정의 필요성 제기였다. 그동안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현장에 적용됐지만, 초등학교 보건교과서는 교육부가 교육과정 고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정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보건교육포럼은 경기도교육청 인정 교과서 <함께하는 보건>과 서울시교육청 인정 교과서 <생활 속의 보건>에 대해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내용으로 수정할 것을 해당 시도교육청에 요청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당시 우옥영 이사장의 청원에 부응해 학생들의 보건 학습권을 위해 인정 교과서를 즉각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함께하는 보건> 인정 교과서를 개발(출판사 YBM, 대표 저자 우옥영)했다. 이때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을 비롯해 생활 주기, 소아 당뇨의 이해, 디지털 성폭력, 경계 존중, 기후변화와 건강, 안전 교육 등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로써 지난 10여 년간 허용되지 않았던 초등학교 보건교과서의 수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졌고, 올해 3월부터 체계적인 보건교육을 위해 개정된 교과서를 전국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KOFIH는 보건교육포럼과 협업하여 한국인 최초의 국제기구 수장인 이종욱 제6대 WHO 사무총장에 대한 내용을 초등 5·6학년 교과서에 수록하는 데 성공했다. 개정판 교과서엔 이 사무총장의 생애와 업적이 KOFIH의 활동 사진과 함께 담겨 올해부터 초등 교과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사무총장에 관한 내용이 교과서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 사례가 처음으로, 인류 공동체의 건강한 삶을 위해 평생을 바친 그의 삶과 행동하는 리더십을 초등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학습할 것인지도 개학 전부터 기대되는 요소였다. 그리고 이런 기대 요소들은 이날 진행된 간담회에서 중점적인 사안으로 논의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 북콘서트 참석 인원은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소규모로 제한됐다.
  • 이종욱 박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구수환 PD, 엄상현 기자, 황인숙 방송작가(왼쪽부터).
교육 현장에서 되살아나는 이종욱 사무총장의 삶

김혜진, 조혜윤, 한혜진 세 명의 보건교사가 발표한 사례는 각자의 다른 근무 환경으로 인해 다양한 교육 현실을 담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서울 양목초등학교의 김혜진 보건교사는 동영상 자료를 직접 제작해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었다. 1960년대 보건교과서를 통해 WHO에 대한 이야기를 연결짓기도 하고, 이종욱 사무총장의 삶과 업적을 소개하며 KOFIH에 대한 설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이다. 이 방식에서는 퀴즈도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김 교사는 이 사무총장의 연설문을 동원해 그의 어록을 알리는 문제를 내고, KOFIH의 소식지인 계간 <KOFIH Letter>에 수록됐던 ‘KOFIH 마블’ 코너를 통해 KOFIH의 업무 영역을 파악하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학생들의 눈높이와 인식 수준을 고려한 맞춤 교육이 돋보이는 방식이었다.
조혜윤 보건교사가 근무하는 경기 여주시 북내초등학교는 면소재지의 6학급으로 이뤄진 작은 학교다. 5·6학년이 20~25명으로 각각 한 학급뿐이다. 이로 인해 올해는 전면 대면수업으로 진행 중이다. 조 교사는 건강의 정의부터 시작해 점차 포괄적인 개념을 학생들에게 묻는 일반적인 접근법을 활용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지어 WHO와 그 수장을 소개하며 자연스레 이종욱 사무총장을 언급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특히 조 교사는 4월 7일 세계 보건의 날을 주 내용으로 하는 보건 소식지를 제작해 유용한 학습 자료로 쓰고 있다. 학교 이름을 따서 <북내보건소식>이라고 명명한 이 소식지는 관련 도서와 함께 보건실에 비치해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조 교사는 그중에서도 만화 ‘세계를 품은 의사 이종욱’이 아이들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경기 용인시 솔개초등학교에 근무하는 한혜진 보건교사는 보건 수업이 17차시로 한정돼 있어서 이종욱 사무총장과 KOFIH에 대한 내용을 단독으로 수업에 할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대신 한 교사는 건강의 이해와 질병 예방과 같은 포괄적 수업의 한 챕터로 이종욱 사무총장의 업적을 따로 조명하는 방식을 썼다. 그의 인생을 담고 있는 유튜브 영상을 활용해 집중적으로 그의 삶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한 교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들을 놀리거나 배척하는 행동이 잘못됐음을 알려주고 한센병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는 등 감염병과 인권의 관계에 대한 교육도 중요시하고 있었다.
이날 간담회는 세 보건교사들의 교육 사례를 통해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가늠하고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이종욱 사무총장에 대한 내용이 보건교과서에 새로 추가된 만큼, 이를 제대로 학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교사들의 연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교육시간 확보를 위한 보건교사의 적극적인 협력과 노력도 거론됐다. 무엇보다 더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수업시간에 활용 가능한 콘텐츠 개발도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