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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KOFIH
KOFIH 리포트 II
  • 건강한 일상 위한 1차 보건의료 강화사업

    비감염성 질환 관리
    통해 국제협력
    실천하는 KOFIH

    • 글_ 송준호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감염성 질환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지만, 장기간 천천히 지속되는 비감염성 질환의 위험성 또한 전 세계의 사회적 문제가 될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실제로 비감염성 질환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 증가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특히 이 질환은 저소득국가에 더 치명적이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은 우즈베키스탄과 미얀마에서 현지 상황을 반영한 전문적인 지원사업을 통해 비감염성 질환을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자궁경부암 인유두종바이러스 선별검사 역량 강화사업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암, 당뇨병, 고혈압 등 비감염성 질환(Non-Communicable Diseases, 이하 NCDs)을 앓고 있는 환자 5명 중 4명은 주로 저소득국가에서 발생한다. 최근 1년은 감염성 질환도 심각하지만, 저소득국가에서 급증하는 NCDs가 경제적 부담과 맞물려 악화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유방암과 함께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이 대표적이다. 자궁경부암의 주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는 예방접종이라는 해결책이 있지만, 저소득국가에서는 적잖은 비용과 낮은 이용성, 대중과 보건의료 인력의 제한적인 인식 때문에 널리 보급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 자궁경부암 검진과 질병 관리까지 연계해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도 필요해 비용 측면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우즈베키스탄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이 있는 15세 이상 여성이 1120만 명에 이르고, 매년 1795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사망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HPV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 독립 후 국가 보건의료시스템 전환으로 시행이 어려워진 까닭이다. 수도인 타슈켄트마저도 검사 장비를 갖춘 시설이 드물고, 진단과 병리검사의 관리체계, 국가나 학회 차원의 지침도 없었다.
이에 한국 보건당국과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우즈베키스탄의 HPV 진단·치료 및 연구 역량 강화를 통한 자궁경부암 예방을 목표로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역량 강화사업에 나섰다. 수도인 타슈켄트와 사마르칸트, 안디잔 3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 사업에서 KOFIH는 해당 지역 여성 5만 명을 선별검사하고, 의료진과 검사 인력에 대한 교육에 나서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2월부터 국내외 기관의 해외 출장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현지 전문가와 KOFIH 현지 사무소의 도움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기초선 조사 결과 대부분의 종합병원에 부인과 의사와 부인과 검진대는 구비돼 있지만 HPV 선별검사는 거의 시행하고 있지 않았고, 일부 기관에서 HPV 검사보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전통적인 방식의 도말검사나 육안검사를 시행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1차년도 사업의 조사를 기반으로 KOFIH는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사업 홍보와 교육을 하면서 특히 30~49세 여성에게 HPV 검사를 시행해 고위험군(High-risk) HPV 양성으로 나온 경우 액상 자궁경부세포진 검사를 받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아울러 HPV 검사를 위한 PCR 장비와 액상 자궁경부세포진 검사를 위한 장비를 구축하고, 바이러스 연구 병원을 중심으로 사업지역 의료인력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KOFIH는 우즈베키스탄 현지 상황에 맞는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프로토콜 개발을 지원하는 한편, 역학자료 구축 체계를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자궁경부암 검진을 개시해 6월 말 기준 1654명을 대상으로 선별검사가 이뤄졌다.

우즈베키스탄의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미얀마 양곤주 1차 보건의료체계 강화사업 내 비감염성 질환 사업

KOFIH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미얀마 양곤주의 레구타운십에서 1차 보건의료체계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NCDs 사업을 펼쳤다. 이는 1차 보건의료체계를 통한 전반적인 의료서비스 지원(모자보건서비스 포함) 외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영양 강화 지원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었다. 노인 대상 보건서비스의 경우 현지 사무소는 매주 수요일에 레구타운십 병원과 각 보건소에서 진료를 실시하며, 60세 이상 노인들의 혈압과 혈당을 검사하고 필요한 약품을 지원했다. 약품엔 암로디핀, 로사르탄 같은 혈압약과 메트포르민, 글리클라지드 등의 경구용 혈당강하제 그리고 비타민이 포함됐다.
또 건강검진일엔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함으로써 영양 강화에도 나섰다. 다만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인해 노인 진료와 영양 지원이 제대로 실시되지 못했다. 3월 마지막 주부터 5월 셋째 주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9월부터 12월까지는 양곤주 이동제한조치 때문에 지원이 잠시 중단됐던 것. 노인들을 위해 제공되던 점심도 6월부터 8월까지는 포장용으로 대체됐다.
모비, 따이지, 탄다빈 타운십 등 양곤주 북부지역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1차 보건의료체계 강화사업 역시 잠정 중단된 상태다. 현재 미얀마는 2월 발발한 군부 쿠데타 이후 많은 보건체육부 공무원과 의료인력이 시민불복종운동 참여와 군부의 시위대 무력 진압으로 인해 응급구호, 1차 보건의료와 같은 보건대응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계엄령이 선포된 양곤주 지역들의 경우 군부에 의해 앰뷸런스 이동마저 차단됐다. 미얀마 내 응급구호와 환자 전원 지원, 빈곤층과 국경 지역 실향민을 대상으로 한 식량 지원과 기초보건의료 활동 등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는 별개로 KOFIH의 미얀마 내 1차 보건의료체계 강화사업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1차 보건의료체계를 기초로 더 다양한 영역의 개입이 논의되고 있다. KOFIH는 레구타운십에서 진행된 1차 보건의료체계 강화사업을 토대로 하여 2023년을 시작으로 고혈압, 당뇨, 자궁경부암 등에 대한 검진 강화, NCDs 예방에 관한 인식 개선 활동 등을 하는 NCDs 예방 및 관리 강화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다만 이 신규 사업은 정부 대응조치(대(對) 미얀마 개발협력사업 재검토)에 따라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심사에서 통과된다는 전제 하에 이뤄진다.
만약 해당 사업이 심사에서 통과된다면 NCDs 질환과 관련한 인적·물적 지원에서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확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식 개선 교육 및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또 NCDs 예방과 진단 활동을 위한 필수 보건서비스 시설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과 의료장비 지원은 물론, 비감염성 진단 활동에 필요한 보건인력 훈련과 거버넌스 역량 강화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건강한 삶에 일조하게 된다.

미얀마의 노인 대상 보건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