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본문영역

세계 속의 KOFIH
The Way Forward
  • 개발도상국 비감염성 질환 관리 강화사업의 방향성 제언

    • 글_ 김소윤 연세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의료법윤리학과 교수
비감염성 질환 문제의 대두

유엔은 2015년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를 발표하고 2030년까지 17개 Goal의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17개의 Goal은 각기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지구(Planet), 평화(Peace), 협력(Partnership)을 위한 ‘5P’로 영역을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SDG 3 : Good Health and Well-Being’은 건강과 관련한 목표로서 5P의 사람(People)을 대상으로 하며, 주요 내용은 예방 가능한 질병이나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를 줄이고 필수적인 보건의료서비스를 모두에게 공급해 보편적 건강보장을 이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국가는 관련 사항의 이행을 위한 체계와 전략을 마련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SDGs에서 비감염성 질환(Non-Communicable Diseases, 이하 NCDs)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면서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과거 새천년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MDGs)에서 목표로 했던 개발도상국 중심의 영아사망률 감소, 모성 건강의 증진, HIV/AIDS·결핵·말라리아 등 감염성 질환에 대한 퇴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NCDs 관리와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의 개념이 더해지면서 NCDs 관리가 점차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2011년 ‘제1차 만성질환 관련 유엔총회 고위급회의’를 통해 SDGs 이전에 NCDs의 관리와 예방을 위해 2025년까지 각 국가가 달성해야 할 9가지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어 열린 2014년 ‘제2차 만성질환 관련 유엔총회 고위급회의’에서는 늦어도 2030년까지 각 국가가 NCDs의 예방관리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대한 감시체계를 구축하며 국가 차원의 실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비감염성 질환의 세계적 현황

현재 NCDs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매년 4100만 명의 사람이 죽어가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사망자의 71%에 해당한다. 더 큰 문제는 매년 1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30세에서 69세 사이에 비감염성 질환으로 사망하는데, 이러한 ‘조기사망’ 인구의 약 85%가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모든 NCDs로 인한 사망의 77%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NCDs는 고령화의 진행, 의료기술의 발전, 기대여명의 증가, 생활습관 등으로 점차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부담을 급증시키고 있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계획하지 않은 도시화의 문제,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생활환경, 인구 고령화가 함께 나타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심각한 건강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NCDs의 가장 큰 특징은 스스로 통제 가능한 위험요인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으로써 그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흡연, 운동 부족,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과 생활환경, 과도한 음주 등 모든 NCDs의 위험요인은 각 개인이 가능한 경우 통제하여 경감시킬 수 있다. 다만 사회적 취약계층이 더 해로운 환경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고 즉각적인 보건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NCDs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다양한 분야 다루는 포괄적 접근 방식이 효과적

NCDs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발병 이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NCDs 관리에 있어서 환자 입장에서는 NCDs 관리가 평생에 걸친 적절한 관리를 필요로 하는 문제라는 것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도 질환을 평생 갖고 간다는 상당한 각오와 그에 따른 행태 변화를 달성해야 한다.
따라서 NCDs에 대한 전략은 건강한 생활 방식을 증진하기 위한 교육 및 대중 커뮤니케이션, 실외 및 실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교통 및 에너지 소비, 과일 및 채소 소비와 같은 건강한 식습관을 지원하기 위한 영양관리 등을 포함하여 건강을 넘어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형성돼야 한다.

근거에 기반한 자가관리 지원체계의 구축 필요

결국 NCDs의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근거 기반의 지침(evidence-based guidelines)을 통해 일상의 환자관리가 지속해서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환자 자신의 건강관리에서 환자 중심적인 역할을 강조하여 환자 상태 평가, 목표 설정, 실행계획, 문제 해결 및 추구 관리를 포함한 효과적인 자가관리 지원 전략이 필요하므로 모바일 헬스케어(M-Health) 체계의 구축을 포함해 개발도상국의 지원체계 내에서 환자에게 지속적이면서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자가관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역사회와 국가 내 자원을 조직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일차 보건의료 중심의 NCDs 체계와 인력이 구성되고 지속적인 사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일차 보건의료 중심의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사후관리(follow-up)와 함께 대상자의 환경 내에서 환자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환자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적합한 일차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계획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