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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IH 속으로
The Way Forward
  • 모자보건 및 1차 보건의료체계
    강화사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

    • 글_ 손명세 연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 원장
  • 대한민국은 6·25전쟁 직후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에서 공적개발원조(ODA)를 가장 많이 받는 수원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최대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변화한 매우 특별하면서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한편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보건의료 안보의 위기 속에서도 국제적 보건의료 영역에서의 ODA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그에 발맞춰 보건의료 분야 ODA를 적극적으로 수행해나가고 있다. 이에 우리가 그동안 펼쳐온 지원 경험과 국제적 차원의 협력을 바탕으로 보건의료 분야, 특히 모자보건과 1차 보건의료를 중심으로 한 ODA 사업의 방향성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고민해보고자 한다.
해당국의 니즈에 맞는 보건의료분야 ODA 수행해야

대한민국은 6·25전쟁 이후 70년 남짓한 기간에 많은 단기간의 노력과 비용을 쏟아 좋은 건강 관련 지표를 가지게 됐다. 건강지표 중 특히 모성 건강과 관련해 모성사망비, 영아사망률이 크게 감소했으며 임신과 관련한 산전 검진율, 피임 실천 비율 등은 거의 100%에 가깝다. 이러한 지표의 감소나 증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분만 취약지역의 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 산전·산후 건강관리 표준 가이드라인 개발 및 보급, 청소년 생식 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 등 1차 보건의료체계 내에서 1차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지역사회에서의 접근성이 향상되고 1차 보건의료인력의 질이 개선된 것이다. 이와 함께 보건소 등 공공보건의료체계의 활용을 통한 모성 건강을 위한 가족계획의 수립과 확대, 1차 보건의료에 대한 사각지대의 감소 역시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보건의료 분야 ODA의 관점과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협력은 철저히 해당 국가의 니즈(Needs)에 맞춰 필요한 영역에 대한 지속가능성 확보를 우선시하여 진행해야 한다. 점차 그 성격과 방향이 변화하고는 있지만, 그간에 진행됐던 모자보건과 1차 보건의료를 포함한 대부분의 보건의료 분야 ODA는 2000년대 초반까지 보건의료서비스의 직접적인 제공, 기본적인 치료 및 의약품 등의 지급과 활용, 긴급구호 활동, 의료시설 건축사업 등이 주류를 이뤘다. 다만 다행스럽게도 근래에 들어 보건의료인에 대한 연수 프로그램과 현지 인력에 대한 교육, 교재 개발과 같은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ODA 사업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담당인력 양성·훈련도 전문적인 ODA 기관 통해야

지속가능성의 확보를 위한 측면에서는 현지에서 직접 환자를 대면해 진료하거나 교육하는 현지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교육과 훈련, 현지 대학과의 협력을 통한 교육 프로그램과 교재 개발, 지속적인 연수 프로그램의 확대, 인력 파견을 통한 협력 등을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프로그램의 확대와 운영에 대해 현지 시민사회와 대외원조 관련 정부부처, 공여국의 지원기관이 어느 정도까지 전략과 목적을 공유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며, 구체적으로 수원국의 건강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인지, 아니면 보건의료 관련 기반시설의 확충과 인력의 선진적인 훈련 그 자체가 목적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가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정교하게 계획될 필요가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나라는 1차 보건의료체계 내에서 인력과 시설의 운용을 통해 모자보건의 긍정적 효과 달성이라는 부분을 단기간에 이룩한 거의 유일한 나라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을 활용하면 대한민국과 수원국 간 보건의료 분야 협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관련 분야의 지원, 특히 보건의료 분야에 있어서 일원화된 기초조사와 요구사정(Need Assessement)을 통해 수원국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정책을 일관성 있게 일원화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보건의료 관련 시설의 확충과 건립사업을 여전히 많은 부처가 독립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특히 1차 보건의료체계와 모자보건 분야에서는 시설 확충과 함께 인력교육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시설 확충과 함께 그 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진료와 상담, 교육 등을 담당할 인력을 양성하고 훈련시키는 활동이 전문적인 ODA 기관을 통해 일원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진행된 사업의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그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단계별 사업의 방향성을 갖추는 것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