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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IH 우간다· 캄보디아 사무소,
미래를 바꿀 바탕을 다지다- 글_ 김보미
- 소중한 작물을 심을 때 오랜 시간을 들여 땅의 힘을 길러내는 작업은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성스럽게 거름을 주고 그 땅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춘 경험자에게 조언을 구한다. 해외 각지 KOFIH 사무소의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현지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보건의료체계의 기틀을 다지고 있는 사무소 두 곳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간다 사무소 | 건강한 삶이 보편적인 일상이 되는 미래를 위해
한국에서 꼬박 하루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야 닿을 수 있는 머나먼 나라, 우간다. 그곳에서 희망의 공을 쏘아올린 지 올해로 벌써 4년째. KOFIH는 2040년까지 ‘보편적 건강 보장’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우간다 보건부와 함께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고 국가 결핵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응급의료체계 구축은 우간다에서 무엇보다도 우선시되는 보건정책이다. 이는 응급의료 서비스를 일정 수준 이상 제공할 수 있는 의료시설이 전체 병원의 5%, 전체 보건소의 25%(2014년 기준)에 불과하고, 국립전원병원인 물라고(Mulago) 병원과 전국 14개 전원병원 중 응급실이 운영되는 곳이 5곳뿐인 우간다의 열악한 현실 때문이다.
KOFIH는 2017년 11월부터 중앙보건부와 응급의료 서비스 매뉴얼을 완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사카·부코만심비 지역의 전원병원 및 보건소에 필요한 설비와 장비, 전문교육을 제공해 중앙과 지방의 응급의료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부코만심비 지역과 마사카 전원병원 간 응급환자 이송체계를 강화해왔다.
그 결과 지역 병원이 없던 부코만심비에서 부텡가 보건소를 우간다에서 유일하게 응급실이 있는 보건소로 발전시켰으며, 마사카 전원병원은 2018년 이종욱 펠로우십을 다녀온 의사들의 역량을 결집해 그동안 전무했던 응급의료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응급의료 서비스 수혜 마을 수 또한 전년도 대비 2018년엔 3%, 2019년엔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간다 내에서 결핵이 감염성 질환에 의한 사망률 3위에 해당하는 만큼 국가 결핵관리 역량 강화사업 또한 KOFIH 우간다 사무소의 중요한 사업 중 하나다. KOFIH는 대한결핵연구원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우간다 국립결핵실험실의 결핵 검사기법을 고도화하고, 전문교육 커리큘럼과 모듈 개발을 지원해 우간다의 결핵관리 역량을 강화해왔다. 특히 결핵 취약지역인 마사카·부코만심비 지역을 대상으로 결핵 실험실 요원 전문교육을 실시해 매년 결핵 발견율과 결핵치료 성공률을 착실하게 개선해나가고 있다. 더불어 KOFIH는 우간다와 연계해 이웃나라 남수단에서도 국가 결핵관리 역량 강화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내 결핵관리 중점 대상 국가가 9개국에서 16개국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국가 간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결핵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KOFIH 우간다 사무소는 우간다 내 남수단 아루아(Arua) 지역 난민촌에서 모자보건 증진사업도 진행하면서 모자보건 병동의 기자재를 제공하고 응급산과 환자를 대상으로 수혈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캄보디아 사무소 | 누구도 슬퍼하지 않는 미래를 위해
누구나 두려움 없이 아이를 낳아 걱정 없이 기를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 KOFIH의 꿈은 캄보디아에서 뿌리를 내려 싹을 틔우고 있다. 캄보디아 바탐방(Battambang) 도에서 5년간 진행한 1차 통합 모자보건 증진사업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는 바탐방 도를 포함, 서부 지역 2개 도(파일린, 뽀삿)까지 지역을 넓혀 2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 도전의 연속이었던 1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KOFIH 캄보디아 사무소는 더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엄마와 아이의 생명을 살리고자 시작된 캄보디아의 통합 모자보건 증진사업은 산모와 신생아의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서비스 제공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캄보디아 보건부 산하 조산사양성센터에서 실습 과정을 운영하면서 기술 코칭과 특별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지역 병원 내 신생아 중환자실을 설치해 고위험군 신생아에 대한 필수 훈련을 제공한다. 더불어 사망률이 높은 5세 미만 아동들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필수 영양소를 무료로 공급하고 영양실조 아동을 추적 관리하며, 백신 처방을 비롯한 외래 방문 시의 다양한 임상 활동을 지원한다.
이 모든 활동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방향의 협력이 시너지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는 지역사회와의 연계다. 모자보건 및 다양한 보건 이슈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는 마을 보건포럼을 열고, 영·유아 영양 개선을 위해 음식 재료 선정 및 요리 방법을 교육하는 요리 실습을 시행하며, 마을 내에서 산모를 지지하는 그룹 활동을 펼치는 등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 보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모두와 함께했기에 오래 달릴 수 있었던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이다. 분기별로 주요 보건지표 검토, 활동 현황 파악, 향후 계획 및 개선 방안 도출을 위한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중앙 보건부 및 도 보건국, 셰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모성 사망 주요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한 사례 분석 워크숍을 진행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었다. 2차 사업 기초선 조사 때부터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캄보디아 국립보건연구원과 공동으로 중간평가를 진행하면서 꼼꼼한 모니터링을 이행한 것도 정교한 코칭을 가능하게 했다.
쉼 없이 10년을 달려온 KOFIH 캄보디아 사무소는 2020년에도 여전히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캄보디아 여성들이 더 이상 출산 중 사망하지 않을 때까지, 수많은 아이들이 세상의 아름다운 빛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때까지 이 달리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