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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북방 국가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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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북방정책 대상 국가와 보건의료 협력,
상생이 답이다-
글.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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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북방 국가와의 보건의료 협력은 일방적이 아니라 국가별 협력 수요, 소득수준, 사회 발전 단계 등을 기반으로 한상 생협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보건의료분야가 정부 외교 전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신북방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신북방 국가의 상생을 위한 컨트롤타워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2017년 8월에 북방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로 설립된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으로, 동북아와 유라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협력대상으로 삼고 있는 북방국가들에는 유라시아 대륙의 북부 및 중동부에 위치한 14개국이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몰도바 등 구소련 12개국과 몽골, 중국 동북3성 지역을 의미한다. 북방국가들의 경제규모(GDP)는 약 3조 달러로 전 세계 GDP의 2.5%를 차지하며 인구는 중국 동북3성(1.1억 명)을 포함하여 총 4억 명에 이른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북방국가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먼저 공산주의 체제를 모두 경험한 국가들로서 몽골과 중국 동북3성을 제외하고 소련이 1991년 붕괴하면서 독립된 국가들이다. 그래서 구소련 국가에서는 대부분 러시아어가 통용되고 있다. 한편, 몽골에서는 현재 몽골어의 표기 체계로 러시아어의 키릴문자를 사용하고 있다.
비슷한 듯 다른, 다양성을 지닌 신북방 국가
흔히 ‘스탄(페르시아어로 지방 또는 나라라는 의미)’ 국가라고 하는 중앙아시아 5개 국가(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는 이슬람을 국교로 하고 있으며 터키어와 같은 투르크어족(타지키스탄 제외)에 속하는 언어를 구사하고 있어 서로 자기 나라말로 이야기하더라도 상당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언어가 유사하다.
그 결과 이들 국가는 2009년에 투르크어족에 속한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제기구인 투르크 평의회(Turkic Council)를 설립하기도 했다. 투르크 평의회 회원국은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및 터키이며, 준회원국으로 헝가리,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이 가입돼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 중 타지키스탄이 투르크 평의회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타지크어가 페르시아어에 가깝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는 고려인이라 불리는 우리 동포들이 1937년에 러시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 각지로 강제 이주한 곳으로 현재 약 30만 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는 남다른 지역이다.
동슬라브족에 속하며 정교회를 국교로 하는 등 러시아와 혈통·언어·종교·문화 등이 같거나 비슷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는 소련에서 독립 후 러시아와 관계에서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반러시아 친유럽 노선을 지향하다가 크림반도 문제로 러시아와 분쟁 중이지만,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국가연합을 논의하고 있을 정도로 러시아의 일부라는 인식이 강하다.
카프카스(코카서스) 3국으로 불리는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는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지만, 문화적 공통점보다는 차이가 크고 특히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영토분쟁으로 서로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언어는 아제르바이잔어는 투르크어족, 아르메니아어는 인도유럽어족, 조지아어는 남카프가스어족으로 다르며 종교도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교, 아르메니아와 조지아는 기독교를 국교로 정하고 있다. 인구 400만 명의 작은 국가인 몰도바는 동방정교회를 국교로 하고 있으나 루마니아어를 사용하고 있고 소련에 병합되기 전 루마니아의 영토이기도 했다.
중국 동북3성은 조선족 자치주인 옌볜을 포함한 지린성과 랴오닝성, 헤이룽장성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약 160만 명의 조선족이 거주하고 있고 북한 및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상생협력을 위해 함께 가는 길
보건의료 측면에서 주목할 점은 러시아는 전 세계 육지면적의 11.5%를 차지하며 한반도의 78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영토를 가진 국가지만 인구가 1억 4천만 명에 불과해 인구밀도는 매우 낮은 점이다. 그 결과 원격의료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 2018년 1월부터 원격진료가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했으며 한국의 KT가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원격으로 상담 및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중앙아시아도 비슷하여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한국의 보건의료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한국의 의사면허를 인정해 줄 뿐만 아니라 한국인을 보건자문관(차관급)으로 임명했다. 북방국가들의 보건의료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낙후된 보건의료제도를 개혁하고 있어 보건의료 협력에 대한 수요가 높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몽골 등 북방국가들과도 보건의료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6월 러시아, 2019년 4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을 순방했다. 이러한 순방의 후속 조치로써 한국형 의료시스템 확산 및 보건의료산업 진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북방국가 의료인 144명을 국내로 초청하여 연수를 시행했고 그 결과 한국 의료기술 전수 및 의료인 간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외국인 환자 유치 증대에 이바지했다. 또한, 북방국가들의 수요가 높으면서도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인 내과(암), 산부인과, 한국형 건강검진 센터 등 의료서비스 진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분당서울대병원의 모스크바 국제의료특구 내 한국형 스마트 병원 컨설팅 및 위탁운영 예정, 힘찬병원의 우즈벡 부하라 병원 개원, 청연한방병원의 카자흐스탄 알마티 클리닉 개원, 몽골 시엘 불임센터 개원 등의 성과를 거뒀다.
중국 동북3성은 최근 인구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요양병원, 건강검진센터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린성 정부는 한국과 협력하여 창춘에 한·중 국제협력시범구를 조성하여 바이오, 의료 및 의약, 미용, 건강식품 등 신산업·서비스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평화와 번영의 북방경제공동체’를 비전으로 향후에도 신북방 국가와의 상생과 협력 강화를 위해 더 힘차게 달려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