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본문영역

Special Theme
KOFIH WAY
  • 아프리카의
    밝은   내일을   채색하는

    더 큰 도약의   시작

    • 글. 조병희 교수(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경제발전이 많이 뒤처지고 있고 건강 상태가 상당히 열악한 실정이다. 평균 수명이 60세 전후에 머물러 있어서 ODA(공적개발원조) 보건사업의 수요도 많은 지역이다. 새천년 개발목표(MDG)나 지속가능개발목표(SDG)의 실행에 따라 주요 건강지표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출생아 10만 명당 산모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모성사망비가 1990년에 987명이던 것이 2015년에 546명으로 급속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세계 평균 216명에 비하면 아직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처럼 보건사업이 쟁점이 되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며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인 KOFIH의 활약과 역할을 살펴보겠다.
가나에서 쏘아 올린 눈부신 모자보건 성과

KOFIH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우간다, 가나, 탄자니아 등 여러 나라에서 모자보건증진 사업을 실천해 왔다. 그리고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가나의 볼타지역에서 시행된 모자보건증진사업의 경우 대표적 사례가 될 만하다. 특히 볼타강 안쪽에 위치한 벽촌인 크라치 웨스트 지역의 경우 사업이 처음 실시되던 2014년만 해도 가나 전체에서 가장 낙후된 모자보건지표의 수준을 보였으나 2018년에는 상위권에 이를 정도로 성과를 높였다. 여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첫째, 지구 보건국장 또는 병원장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직원들을 독려하는 것이 중요했다. 둘째, 조산사 등 보건요원의 역량을 강화하여 서비스 수준을 높인 점이다.
셋째, 보건소와 병원의 기초적 시설과 장비에 대한 개선이 있었다. 사실 사업 초기에는 허물어져 가는 보건소 건물을 보수하거나 분만대를 개선해 주는 등 시설개선에 주력했지만, 주민들의 이용이 획기적으로 증가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필자는 주민들과의 심층 면담을 통해서 임산부들이 출산 전후에 대기할 공이 없는 점이 주민들의 이용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임을 밝혀냈다. 또한 보건소 건물은 개수되었지만, 그곳에서 근무할 조산사 등의 숙소는 없기 때문에 보건소가 비어 있기도 했다. 따라서 보건요원을 위한 숙소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했는데 이러한 점들이 제대로 반영되어 숙소 건립이 이뤄졌다.
그 결과 조산사들의 근무 지원이 크게 증가했다. 깨끗하게 개선된 시설에 필수적 장비를 갖추고 있고, 조산사가 항시 근무하게 되면서 주민들의 s이용은 크게 증가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수원국의 열성과 KOFIH의 열정은 시너지를 내고

KOFIH의 프로그램은 보통 4~5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이렇게 짧은 기간 안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려면 필요한 지원이 적기에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수용하여 사업을 실행하는 수원국 관료들의 열성이 맞물려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KOFIH의 전략이 이런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타 공여국이나 공여 기관들은 예산 규모도 매우 크고 자체적으로 수요조사(needs assessment)를 실시한 후에 실행 계획을 세우고 나서 수원국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수원국이 피부로 느끼는 필요와 공여국의 지원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고, 공여국의 지침대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사업에 대한 열의도 높아지지 않을 수 있다. 반면 KOFIH의 전략은 수원국의 요청을 기초로 수요조사가 이루어지고 지원계획이 수립되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자 하는 수원국 관료들에게는 본인들이 필요로 하는 요소들을 곧바로 지원해줄 뿐 아니라, 사업 성과를 올리기 위하여 함께 논의하고 평가함으로써 이것이 자신들의 사업임을 인식하게 만들어서 사업에 열성을 갖고 임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앞서 언급한 가나의 크라치 웨스트 지역의 사례는 수원국의 열성과 공여기관인 KOFIH의 적절한 지원이 맞물려 그 효과가 두드러졌던 사례로 생각된다.

경제성장에 걸맞은 응급의료체계 구축의 필요성

아프리카는 사회경제적으로 워낙 낙후한 상황이지만, 몇몇 국가들은 상당히 빠른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KOFIH가 지원하는 국가들은 2019년에도 약 6%의 GDP 증가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이것은 현지에서는 도시 지역에서 차량의 급격한 증가로 경험할 수 있다. 그런데 경제성장이 불균형하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보건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즉 도로 교통망이 불비한 상황에서 차량만 증가하다 보니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여타의 사고와 중독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우간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응급의료체계 구축사업은 이러한 변화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회적 상황과 새로운 보건문제에 대응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응급의학 전문의도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있고, 병원 응급실의 시설도 매우 열악한 상태이다. 훈련된 응급구조 요원도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지원해 주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건강증진 인식 개선으로, 더 건강한 아프리카로

아프리카는 많은 감염병이 분포된 지역이다. 에이즈나 말라리아의 발생이 많았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현재도 아프리카 중앙에 위치한 콩고 민주공화국(DR Congo)에서 에볼라 병이 발생하여 주변 지역으로 전파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러한 감염병에 대응하여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역학적 지식과 기술의 제공이 더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아프리카에서는 또한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금연, 절주, 운동, 균형된 식사 등 건강습관을 기르는 건강증진 운동이 폭넓게 실시되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건강증진의 개념 자체가 소개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과거의 보건사업이 보건시설과 전문보건인력을 양성하여 제도적으로 보건의료 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질병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면 향후 전략은 주민 개개인의 생활 개선과 건강증진에 자발적 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깨끗하게 개선된 시설에
필수적 장비를 갖추고 있고,
조산사가 항시 근무하게 되면서
주민들의 이용은 크게 증가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