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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rica
Special Theme
아프리카 톺아보기
  •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선
    젊은   대륙,
    아프리카
    Africa

    • 글. 최연호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
  • 아프리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는 무엇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빈곤과 질병, 전쟁과 힘들게 살아가는 아프리카 사람들 또는 동물의 왕국에서 본 넓은 초원과 사자, 코끼리와 기린 등을 떠올린다. 동시에 아프리카를 4D, 즉 위험하고(Dangerous), 더럽고(Dirty), 어렵고(Difficult), 먼(Distant) 곳으로 생각한다. 이는 TV 등 미디어를 통해 빈곤 포르노라 불리는 구호 기관들의 모금을 위한 헐벗고 굶주린 아프리카 어린이 홍보 영상의 영향이 크다. 모두 틀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전부 맞는 말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편견을 버리고, 아프리카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구촌의 성장 엔진으로, 기회의 땅이 되어

아프리카, 우리는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다음 네 가지의 특징으로 살펴보자.
첫째, 아프리카는 다양성의 대륙이다. 아프리카는 하나의 나라가 아닌 다양한 정치·경제와 문화를 갖고 있는 55개국이 존재하는 대륙이다. 3천이 넘는 종족과 언어 수도 2천이 넘으며, 기후대도 열대우림, 사막, 고산, 지중해성 기후 등 13개가 넘는다. 또한, 아프리카는 지난 1974년 에티오피아 동북부 아파르 계곡에서 300만 년이 넘는것으로 밝혀진 현존 최고의 인류 화석(Lucy)이 발견되어 우리 인류가 시작된 곳이자 인류의 고향이기도 하다.
둘째, 아프리카는 3,000만km2의 지구 면적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대륙이다. 미국, 중국, 인도, 유럽 각국, 일본을 합한 것보다 더 크다. 12억 6천만 명의 인구에 30세 이하 비율이 70%인 아주 젊은 대륙이며, 출산율은 인구 1,000명당 36.3명(세계 평균 18.9명)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단합과 통합을 위해 1963년에 ‘아프리카 단결기구(OAU)’를 결성하였으며, 2002년에는 유럽연합(EU)을 모델로 OAU를 ‘아프리카 연합(AU)’으로 개편하여, 지역 통합을 도모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있다.
셋째, 아프리카는 천연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각국의 정치 경제의 안정화 등 투자환경의 변화로 지구촌 마지막 성장 엔진으로 등장하고 있다. 석유, 석탄, 금, 다이아몬드, 코발트, 콜탄, 니켈 등 현대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천연자원의 보고이며, 2000년 이후 연평균5.5%에 달하는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 7월 7일 서부아프리카의 니제르에서 ‘아프리카 자유무역지대(AfCFTA)’가 공식출범하였다. 12억 6천만 명의 인구와 GDP 3조 5천억 불의 거대시장의 탄생이다. 아프리카 대륙은 이제 우리 기업들이 진출을 서둘러야 하는 기회의 땅이다.
넷째, 아프리카는 IT를 실생활에서 폭넓게 활용하는 혁신 기술의 상용화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10년 전 시작된 케냐 통신사 사파리콤의 ‘엠페사(m-pesa)’는 휴대전화로 모든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세계 10개 국에서 3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용 중이다. 르완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집라인(zipline)’사와 공동으로 드론을 실용화하여 혈액과 의약품 등을 배송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나이지리아의 전자상거래 업체 ‘주미아(JUMIA)’가 아프리카 대륙의 최초 유니콘 기업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다. 아프리카 최고 부자인 나이지리아의 알리 단코테와 수단의 모 이브라힘 등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는 급속도로 변화 발전하고 있으며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각국, 일본, 인도 등이 서로 앞다투어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현상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 표지 특집 기사에서 ‘신 아프리카 쟁탈전(The new scramble for Africa)’으로 표현하였다.
19세기 유럽 열강들의 아프리카 식민지 쟁탈전과 미-소 냉전시대 아프리카 대륙에서 벌어진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이념 쟁탈전에 이어, 자원과 경제적 이익을 필두로 외교적 영향력을 높이려는 국가들의 아프리카 진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특히,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의 주요 대상이 아프리카 대륙이다.

은인의 대륙을 넘어 공생의 관계로

이제 한국과 아프리카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아프리카는 한국에게 은인의 대륙이다. 1950년 한국전 발발 시 아프리카 대륙에 독립 국가는 이집트, 에티오피아, 라이베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 국뿐이었다. 이 중 에티오피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하여 많은 희생을 내면서 대한민국 수호에 기여했다. 냉전 시대에는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 확보를 위한 남북 대결외교로 역설적이지만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가 비교적 활발히 전개되었으나, 냉전 종식과 더불어 거의 휴면상태가 되었다.
경제 통상관계도 아주 미약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대륙 전체와의 무역액은 193억 불로 전체 무역액 약 1조1천억 불 중 1.7%에 불과하다. 한편, 아프리카 55개국 중 54개국이 유엔 회원국으로 전체 193개 회원국의 1/4이 넘어, 올림픽 등 각종 국제 대회 유치와 국제기구 고위직 선거에서 아프리카의 지지 확보가 필수적이어서 아프리카는 국제·정치·외교적으로도 아주 중요하다. 이러한 아프리카의 잠재력과 중요성을 감안할 때 우리정부와 기업들의 더욱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아프리카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외교적 노력은 2006년 노무현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 이후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발표를 계기로 본격화되었다. 외교부가 주관하는 ‘한-아프리카 포럼(KOAF)’, 기재부의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포럼(KOAFEC)’, 산자부의 ‘한-아프리카 산업협력포럼(KOAFIC)’을 중심으로 정기적 회의 개최와 협력사업 등을 통해 아프리카 대륙과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외교부의 4번째 산하기관으로 ‘한-아프리카 재단’을 출범시켜 아프리카 업무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아프리카와의 동반자 관계증진을 위한 민관 협력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재단은 한-아프리카 청년 교류, 차세대 아프리카 전문가 양성, 아프리카 창업대회 등 기업 지원 활동과 아프리카 각국에 대한 조사 연구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정부와 기업들의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관심이 달라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지난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두 차례, 올해 7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아프리카를 방문하고, KOICA의 아프리카사업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 노력도 눈에 띄고 있다. 한편, 그간 아프리카에 대한 정부와 기업들의 미온적인 관심과 달리, 민간의 종교계와 구호단체들은 오래전부터 아프리카에서 풀뿌리를 대상으로 많은 활동을 해오고있다. KOFIH도 탄자니아, 세네갈, 모잠비크 등 10여 개국에서 기초 보건의료체계, 감염병 관리 역량 강화, 응급의료체계 강화 등 현지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향후 아프리카의 전 국가로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양성의 이해와 존중하는 마음으로 함께 가다

한국과 아프리카는 식민지배와 가난, 전쟁과 독재 등 유사한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던 한국이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된 것을 부러워하며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배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인지 아프리카 어디를 가도 한국인이라고 하면 환한 웃음으로 맞아준다.
아프리카 대륙은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극복해야 할 도전 요인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아프리카가 우리에게 기회의 땅임은 자명하다. 아프리카에서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우선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을 버리고, 올바르게 알고자 하는 자세에서 시작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의 바탕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면서 아프리카와 함께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