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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KOFIH
KOFIH 리포트 II
  •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 구축사업

    선진 노하우 전수해
    보건의료서비스 기틀 다진다

    • 글_ 조윤
  • ‘유무상 연계 병원 운영 컨설팅’과 함께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 보건의료 지원의 또 다른 축은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 구축사업’이다.
    양 축을 토대로 협력국의 현장 수요에 걸맞은 체계적이고 근원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목표다.
    KOFIH는 라오스와 에티오피아 등을 대상으로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원한 의료장비를 보강하고 교육과 자문 등 사후관리를 연계해 병원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이는 의료기기 제공을 넘어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등 장기적 관점의 프로젝트로서 의미가 크다.
라오스 보건부 산하 5개 도병원 중심으로 지원

라오스 보건부는 2011년, 2020년까지 저개발국가의 보건 수준에서 벗어나 국제적 수준에 부응하는 의료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제7차 보건개발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최신식 의료시설 및 기기를 확충한 후에도 유지보수가 미비해 사용하지 못하는 기기가 증가하고 고장 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없는 등 의료기기 통합관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에 따라 라오스 보건부의 요청에 의해 추진된 라오스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 강화사업(2018~2022년)은 하드웨어, 시스템, 전문인력 강화 등 세 가지 세부 사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상 지역은 라오스 보건부 산하 의료물자공급센터(MPSC)를 비롯한 시엥쿠앙·루앙프라방·우돔싸이·사반나켓·참파삭 등 5개 도(都)병원이다. 종합병원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수도권 외 도 거점병원을 지원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KOFIH는 우선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지에 전문인력을 파견했다. 파견 직원은 5개 도병원 전체 의료기기 목록을 업데이트하고 의료기기 관리 양식을 개발하도록 도왔다. 또 현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의료기기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현지 엔지니어들이 직접 소모품을 유지보수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별 맞춤형 실습 교육도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MPSC와 함께 라오스 의료기기 프로젝트로 3년째 5개 도병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MPSC와 참파삭 도병원 인력으로 모바일 서비스팀을 구성해 의료기기 유지보수 교육을 진행했다.
한편 사반나켓 도병원장은 지난해 코로나19 관련 의료기기를 포함한 다수의 의료기기를 기증받은 것과 관련해 등록이 안 된 의료기기에 대해 올바른 사용·유지 방법에 대한 교육을 요청해왔다. 이에 KOFIH는 코로나19용 인공호흡기 등 현지에서 시급하게 사용해야 할 의료기기에 대한 동영상 자료 등을 전달했다. 향후엔 라오스어로 번역한 사용자 교육자료를 추가로 제작해 전달할 예정이다.
지원단은 의료기기 기술인력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KOFIH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이수한 현지 의공기사가 직접 강사인력을 대상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5개 과정의 특강을 실시했다. 이밖에 현지 의공기사들에게 효과적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과목별 맞춤형 커리큘럼 및 강사용 지침서를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기술인력을 대상으로 한 석사과정 지원사업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는 의공기사 2명이 태국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사업을 진행한 결과, 현지 지원 대상 병원 의료기기 운영률은 목표치를 초과해 평균 92.2%에 도달했다. 향후 지원단은 화상 장비를 설치해 온라인 교육과 자문 등 더욱 상시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라오스의 의료기기 실습교육.
에티오피아에선 기술인력에 대한 현지 교육 등 지원

에티오피아는 1991년 사회주의 정권 퇴진 후 총 네 차례에 걸쳐 의료부문 개발계획을 추진했지만 공공의료서비스 수준은 여전히 열악한 실정이다. 국가 차원의 전주기 의료기기 관리체계가 미흡하고 전문인력 역시 부족하다. 또 의료기기 제조업이 부재해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의료기기를 유지하고 활용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KOFIH는 기술인력에 대한 현지 교육과 의료기기 관리 매뉴얼 수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우선 에티오피아 연방 보건부와 협력해 2015년부터 현지 거점병원 10곳을 대상으로 의료기기를 유지보수함으로써 비효율적으로 의료기기가 투입되지 않도록 했다. 동시에 인프라 낙후지역엔 의료기기를 배분해 취약 주민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였다. 그 결과 현지 의료기기 운용 효율이 50%에서 80%까지 향상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올해 사업은 의료기관 작업장 환경 개선과 의료기기 지원에 집중됐다. 블랙라이온·데시·봉가 지역 병원의 작업장 개보수를 완료했으며 수도와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샤샤마네병원의 경우 개보수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다. 봉가병원은 협소했던 의공기사 교육 공간을 확장해 앞서 제공한 정밀 계측기 및 수리 공구 등을 배치하고, 향후 의료기기 기술인력 교육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샤샤마네병원에서는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사용 연한이 지나거나 제조사가 폐업해 의료장비가 방치돼 있는 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를 파견해 자문하고 의공부서와 함께 KOFIH가 지원하는 병원 중 모범 사례로 꼽히는 곳들을 직접 방문해 학습했다.
한편 기술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해 에티오피아 보건부는 4주간의 의공기사 현지 교육을 주관했다. 의공기사의 지식 및 기술 향상을 도모하고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실험실 장비 활용 증진에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당초 계획했던 현지 의료기기 운영관리 인력의 한국 초청 연수는 영상 교육으로 대체해 진행했다. 총 5편에 걸쳐 의공부서의 역할과 운영체계 전반, 초음파 등 사용 빈도가 높은 의료기기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했으며, 영문 자막을 삽입해 현지에 전달했다. 이처럼 꾸준한 교육과 네트워킹은 의공기사 등 의료기기 관련 인력의 운영 능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에티오피아 보건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에티오피아 보건부 주최 보건의료 엔지니어 기술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