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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의 KOFIH
KOFIH 리포트 I
  • 건강한 지구촌을 위한 국제협력의 길

    코로나19로 한층
    견고해진 KOFIH와
    협력국의 파트너십

    • 글_ 송준호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의 이목은 한국의 감염병 관리에 집중됐다. 특히 보건의료체계가 열악한 공적개발원조(ODA) 협력국들에게 이른바 ‘K-방역’의 체계적이고 선진적인 대응 방식은 무엇보다 절실한 것이 됐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은 자원 교류와 노하우 공유를 통해 협력국 현지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다. 글로벌 방역을 위한 국제협력이 필수가 된 시대, KOFIH는 인류의 건강과 안전한 미래를 위해 변함없는 파트너십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1년여… ‘K-방역’으로 연결된 세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1년여 몸살을 앓고 있지만, 한국은 확산 초기부터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처로 위기를 관리하고 있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K-방역에 대한 공유 요청이 쇄도했고, 이를 처리하고자 12개 정부부처와 KOFIH 등 6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국제 방역협력 총괄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되기도 했다.
특히 KOFIH를 비롯한 우리 정부 산하기관들은 국제개발협력의 파트너로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ODA 협력국에 지속적인 지원과 교류를 계속하고 있다. 진단키트와 리얼타임 PCR, 디지털 포터블 X-ray, 인공호흡기, 개인보호장비(PPE) 등 다양한 방역 물자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각 협력국에 전달됐다.
아시아 협력국 중 라오스에서는 코로나19 대응 회의 및 교육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모니터링과 관리 감독에 대한 지원이 먼저 이뤄졌다. KOFIH는 중앙 비상대응센터 역량강화와 국경검역소 정비 및 역량강화 등에도 힘을 보탰다. 캄보디아에는 포터블 X-ray와 환자감시장치를 전달하며 X-ray 촬영장치 액세서리와 현지 교육까지 함께 지원했다. 미얀마에는 방호복과 장갑 등 개인보호장비 1000세트를 비롯해 포터블 X-ray를 지난해 10월까지 우선 전달했다. 우즈베키스탄에는 보건부와 국립아동병원 지원용인 신속항원진단키트 4800회분과 방호복, 방호덧신, 고글, 마스크, 장갑 등 개인보호장비 8종이 먼저 지원됐다. 이 중 보건부와 타슈켄트 앰뷸런스센터에 필요한 신속항원진단키트는 3월 중 또 한 차례 운송이 진행됐다. KOFIH는 올해 아세안 기금 예산 변경을 추진해 사업 추진을 위한 운영비 예산을 마련하고 아세안 10개국 운송비 예산을 추가하는 등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프리카 협력국에도 KOFIH의 지원과 교류는 계속됐다. 가나에는 지난해 중앙보건부의 코로나19 대응 관련 의료인력에 감염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올해 1월에도 볼타 및 오티주에서 진행 중인 모자보건 증진 2차 사업에서 의료진에 대한 역량강화교육과 코로나19 시설 감염예방교육이 이뤄졌다. 우간다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방호복, 고글, 마스크 같은 개인보호장비 등 대응 물품이 일찌감치 지원된 바 있다.
탄자니아에는 장갑, 고글, 장화, 페이스 실드, 마스크, 수술복 등의 개인보호장비가 각각 6월과 10월에 보건부와 프와니주 보건국에 고루 지원됐다. 올 초에는 무힘빌리국립병원에 환자용 모니터와 비접촉식 체온계, 네블라이저 등 감염병 대응 의료기기를 발송해 현지 상황에 보탬이 됐다. 또 에티오피아에는 기 지원된 모자보건증진사업 국제부담금 일부를 활용해 오로미아 보건국의 코로나19 대응 물품을 구매하는 계획이 승인된 상태다.

국적을 가리지 않는 ‘방역 우산’

한국의 선진적인 방역체계와 서비스가 해외 협력국만을 향하는 것은 아니다. KOFIH는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의 질병 예방과 보건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들을 실행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질병관리청 및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다국어 자료를 번역해 제공하는 등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힘썼다. 질병관리청을 통해서는 코로나19 대응지침과 격리대상자 생활지침 등 6종을 17개 언어로 번역해 지원했다. 행정안전부를 통해서는 자가격리자에 대한 지원 안내 자료와 문자 메시지용 자료를 11개 언어로 지원했다. 이는 최대한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방역 관련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보건용 마스크는 한 해 동안 외국인 근로자 및 자녀에게 2만5000매가 전달됐다. 이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의 건강권 논의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도 개최했다. 7개 기관 소속 전문가 8명과 KOFIH 관련자 6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현황과 현장 상황이 공유됐고, 코로나19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재단의 역할과 사업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KOFIH는 외국인 근로자의 보건관리 실무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도 실시했다. 물론 대면교육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ZOOM)을 활용해 실시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운영했다. 이 결과, 대면교육에 비해 접근성이 상승해 2019년 대비 122%나 교육생이 증가했다.
KOFIH는 구체적인 물자 지원과 교육 외에도 일상생활에서의 자가 관리를 위한 서비스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건강정보 자료 제작과 지원사업이 그것이다. 일상에서 건강정보의 접근성을 증진하기 위한 취지에서 제작된 책자 <내 건강 지킴이>는 66개 외국인 근로자 지원단체에 9258권이 배포됐다. 이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들의 수요가 많은 치과 건강관리에 대한 원고도 제작됐다. 지역별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료진료소를 운영 중인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가 집필을 완료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의 관심사는 감염병 일반에 대한 경계와 대비에 쏠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KOFIH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감염병 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한 기초 백신을 지원하기도 했다. 200여 개 기관을 대상으로 백신 수요 조사를 진행한 후, 29개 기관에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 520도즈와 인플루엔자 백신 2200도즈를 지원해 접종을 진행했다. KOFIH는 향후 유행성 감염병 등에 대한 선호도를 반영해 백신 종류를 조정하고, 아울러 백신 접종의 필요성과 주의사항 등 접종 전후에 필요한 자료를 다국어로 제작해 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들의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우간다 국가 결핵관리 역량강화사업
  • 우간다

전 세계 결핵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개발도상국 중에서도 아프리카의 유병률은 약 25만 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지속적인 교육훈련 및 기술 지원의 확대를 필요로 하고 있다. 우간다는 아프리카에서 결핵 퇴치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우간다 국제결핵연구소다. 이 연구소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동아프리카 최초로 국제결핵연구소 인증을 받았고, 의학 분야 국제공인 시험기관 인증제도를 획득한 결핵 진단관리 중점 연구소다. KOFIH와 우간다 국제결핵연구소는 2016년 결핵 분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우간다를 거점으로 지역 결핵 퇴치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뜻을 모은 바 있다.
이후 KOFIH는 ‘모두를 위한 안전한 삶(Safe Life for All)’을 실천하기 위해 우간다를 거점으로 하는 아프리카 협력국의 자체적인 결핵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데 힘을 기울여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간다의 캄팔라, 마사카, 부코만심비군 지역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개년 간 수행 중인 국가 결핵관리 역량강화사업이다. 이는 결핵관리와 진단검사체계의 역량강화를 통해 감염병 대응 능력을 제고한다는 취지의 사업이다.
2019년 11월부터 6개월 간 진행된 3차 연도 사업은 우간다 보건부 국립결핵실험실과 부코만심비군 보건국을 중심으로 결핵관리 및 결핵 검진 자립 역량강화가 이뤄졌다. 두 수행기관이 중심이 된 사업은 인적·물적 측면에서 주목할 만한 실적을 내왔다. 우간다 결핵관리 인력 결핵검사기법 고도화 및 자립 역량강화사업에서는 마사카 및 부코만심비군 결핵요원을 대상으로 한 생물안전성 교육을 진행했다. 또 국립결핵실험실 인력 대상 WHO 인증 실험실 품질개선 교육과 동아프리카 결핵요원 교육 커리큘럼 개발 워크숍 등 인적자원에 대한 교육훈련 성과가 돋보인다.
치료와 검사 역량강화를 위해 우간다 결핵관리체계를 구축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결핵환자의 가족 접촉자를 추적 관리한 것을 기본으로, 신속진단검사용 객담 검체의 상위 보건소 운송을 실행한 것은 환자 동선 파악과 감염 후 빠른 대처를 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었다. 또 부코만심비군 지역주민 인식 제고를 위한 라디오 토크쇼와 함께 결핵관리 보건시설 인력을 대상으로 진행한 멘토십 활동도 결핵에 관한 지식을 증진하는 데 보탬이 됐다. 무엇보다 키탄다Ⅲ 보건소 실험실 공사 등 환경 개선을 통해 인프라를 정비한 것은 향후 결핵 대응에 있어 훌륭한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이러한 인프라 개선과 기술 지원, 인력 역량강화를 통해 얻어낸 성과는 우간다 보건부가 내세운 국가보건전략(National Health Policy Ⅱ)과도 연결된다. 실제로도 이 사업을 통해 국립결핵실험실 연구원의 검사역량은 목표치(90%)를 초과 달성했고, 사업 지역의 결핵 발견율과 치료 성공률 또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간다 결핵 컨설팅 방문 출장
라오스 감염병 진단 및 검역체계 구축사업
  • 라오스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로 각종 풍토병이나 전염병이 수시로 발생하는 라오스는 감염병 유입에 관한 감시체계는 허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산악지대에 거주하고 있어 보건당국의 감염 감시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감염병 유행이 발생해도 이를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적 역량은 부족한 상태다. 최근의 코로나19를 제외하더라도 말라리아, 뎅기열, 각종 기생충 질환, 요오드 결핍증, 콜레라 등의 질병 때문에 감염병관리국과 국가중앙실험실 등이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라오스에서는 감염병 대응 인력에 대한 역량강화와 더불어 해외 유입 감염병과 국내 토착 감염병에 대한 위험 평가체계와 감염병 감시체계의 구축과 개선의 필요성이 꾸준히 대두돼왔다. 이에 2016년 KOFIH와 한국 보건복지부, 라오스 보건부는 ‘감염병 관리 강화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감염병 감시와 평가 및 대응체계 강화와 관련한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KOFIH와 라오스 보건부, KT는 한국의 발전된 정보기술(IT) 능력을 활용한 감염병 확산 방지 플랫폼(GEPP)을 활용해 본격적인 역량강화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기반 감염병 위험 알림 서비스라는 한국의 선진 감염병 관리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 라오스의 감염병 관리체계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라오스 정부가 추진하는 ‘보건의료 분야 5개년 개발계획’ 중 감염병 관리시스템 강화사업과 연결된다.
감염병 관리 관계자도 국내 초청 워크숍을 통해 역량강화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라오스 보건부 감염병관리국과 국립역학실험센터 관계자들은 한국 질병관리본부 등 유관기관을 방문해 감염병 관리 경험을 공유했다. 또한 라오스 보건부 감염병 관리 공무원에 대한 교육을 통해 종합적인 역량도 향상될 수 있었다.
이러한 2019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감염병 관리체계 구축과 거버넌스 강화에서 심화된 사업들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중앙과 지방 감염병 관리 회의와 워크숍을 지원해 감염병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1차 목표였다. 현장을 점검해 관리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 감독과 모니터링 활동도 주요한 과업 중 하나였다.
감염병 유입 예방 및 관리체계 구축은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더욱 중요한 사업이 됐다. 열감지기 및 환자격리실 시설 지원, 감염병 출입국 관리 인력 교육훈련, 공항 내 환자 발생 모의훈련 등 감염병 출입국 관리기술 지원은 향후에도 현지 보건위생 관리시스템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KOFIH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검역소 신축 등 모니터링과 지원을 통해 향후에도 라오스의 감염병 관리 역량강화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한 라오스 보건부 개인보호장비 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