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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국립아동병원 전경.
KOFIH 속으로
The Way Forward
  • ODA 병원 건립사업 현황과
    바람직한 방향

    • 글_ 정구영 전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유·무상 연계사업에서 역할 분담 및 협력방안 명확히 구축돼야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내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병원 건립사업의 경우 건축의 특성상 높은 사업비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가운데 병원의 규모에 상관없이 건물과 장비는 협력국 현지에서 최신의 체계로 갖춰지지만 그러한 건물과 장비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협력국은 병원 건립과 운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EDCF: 대외경제협력기금)와 보건복지부(KOFIH: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는 유상 병원 건축 분야에 무상의 운영지원 분야를 연계한 유무상 연계사업을 도입했다. KOFIH는 그동안 몇몇 사업 중간에 운영지원의 형태로 유·무상 연계사업에 참여해왔으며, 우즈베키스탄 국립아동병원(NCMC: National Children’s Medical Center)은 타당성조사(FS) 단계부터 유무상 연계로 시작한 최초의 병원 건립사업이다.
필자는 본 사업에 유상사업 컨설턴트 선정 전 KOFIH 자문관으로 현지에 파견돼 협력국 병원건립추진단(PIU: Project Implementation Unit)의 역량 강화에서부터 운영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현재 개원 준비를 위한 자문을 진행하고 개원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의 5년여에 걸친 병원 건립과정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ODA 병원 건립사업, 특히 유·무상 연계사업에서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병원 건립사업에서의 유·무상 연계사업은 원조의 효과성 제고, 분절화 해소, 중복성 방지에 초점을 맟춰 진행해왔고, 실제 실행에 있어서 ‘연계’라는 측면의 기관 간 협력방안, 역할 분담 등 구조적인 실행체계에 대한 협의 및 제도를 충분히 형성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사업 진행 중에 일정이 늦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협력국 측의 요청, 병원 계획에 대한 세부 검토와 운영, 인력 계획에 관여하는 무상사업자의 제안이 건립사업과 건축 일정을 관리하는 유상사업자와의 협력·조정과 함께 적시에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유·무상 연계사업에 있어서 각 참여자의 역할 분담 및 협력방안에 대한 정의가 명확히 구축돼야 연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병원건립추진단에 대한 충분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수적

우즈베키스탄 국립아동병원 건립사업은 유·무상 3자가 참여하는 사업이며,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이 3자가 접점을 이루는 부분이다. 병원 건립사업에서 교육훈련은 성공적 개원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필수적인 요소이며, 개원 전뿐만 아니라 개원 후에도 시설과 장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년간 연속될 필요가 있다. 국립아동병원에서는 교육훈련의 필요에 비해 유상 예산이 적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무상 훈련 프로그램이 도입된 것은 다행이었으나 교육 시기의 문제, 기관들 간 업무가 중복되는 점이 있었다. 또한 타당성조사에서 제시돼 차관 계약에 명시된 교육훈련 내용은 사업 진행 중에 큰 변화가 있었던 병원계획과 무상 훈련 프로그램이 수립되기 이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재조정하고 유상과 무상의 역할을 구분해 중복을 피하기 위해선 EDCF-KOICA–KOFIH의 3자간 협의가 필수적이었다. 이와 같이 각 기관의 입장이 다르고 관심 영역이 다르며 고유의 사업 진행 방식이 있어서 유·무상간 혹은 3자간 협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협력국의 건립 주체는 보건부에서 위임하는 조직, 즉 병원건립추진단이다. 우즈베키스탄 국립아동병원의 의사결정 구조는 병원건립추진단이 병원 건립에 관한 계획을 보건부와 상의해 안을 만들고, 이를 대외경제부와 예산부의 동의를 얻은 후 최종적으로 총리실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무상 프로그램 중에 병원건립추진단 역량 강화가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고 이는 현지 워크숍이나 초청 연수를 통해 이뤄진다. 병원건립추진단의 궁극적 목적은 병원의 개원과 운영에 대한 충분한 준비작업을 하는 것이고, 이는 나중에 병원개원준비국(BPOH: Bureau of preparation for hospital opening) 등의 조직으로 확대개편을 통해서만 달성이 가능하다. 따라서 조직의 연속성 그리고 내부적으로 전문가들의 역량 강화를 통한 활용 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아직 병원건립추진단은 한시적으로 구성되며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그 활동 및 의사결정에 많은 제약이 있어서 유·무상 연계사업의 계획 추진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 국립아동병원 병원건립추진단의 경우 초기부터 근무했던 책임자가 중간에 사임했으며, 3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병원건립추진단 전체가 교체되기도 했다.
이런 변화를 거치면 그동안 투자된 역량 강화 비용이 무용지물이 될 뿐더러, 인적 관계도 단절돼 많은 낭비 요소가 된다. 따라서 유상 혹은 무상 예산안에 병원건립추진단에 대한 충분한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이런 시간적·경제적 낭비를 예방하고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개선사항이 있겠으나 지면 관계로 실제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개선점을 제시했다. 더 많은 자세한 내용을 원한다면, ‘보건분야 ODA 유무상 연계사업 발전방안 연구’(2017.10. KOFIH) 보고서를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