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는 모자보건 중심 보건의료체계 협력사업과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과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런 관계를 기반으로 KOFIH는 라오스와 보건의료 인프라와 인력 양성에 관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비엔티안의 라오스 국립의과대학병원에 대한 운영관리 컨설팅도 그중 하나다. 보건의료와 행정 인력 교육을 통해 병원의 운영 역량을 키우는 것이 1차 목표이긴 하지만, 이를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KOFIH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우선 지난해 병원 건축 준비를 위해 병원운영준비위원회(Project Management Unit)를 구성한 KOFIH는 라오스 보건부와 협약을 체결하며 사업 진행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건축 진행 전반에 대한 자문관을 파견하는 한편, 현지 관계자를 국내에 초청해 워크숍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10여 년 전부터 베트남 각 지역에서 종합병원 건립사업을 진행하며 병원 건립 계획부터 개원에 이르는 종합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이때 개원 이후 현지 병원에서 근무할 의사 인력들을 대상으로 국내 초청 연수도 병행한다. KOFIH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지원한 병원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라오까이성, 옌바이성, 다낭시 병원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병원에서 사용 중인 의료기기의 운영관리를 위한 체계 수립도 함께 하고 있다. 병원 운영과 관련해서는 평가표 개발과 관리자급 인력의 인식 개선을 위한 초청 연수를 실시한다. 또 의료기기 운영관리 기술을 전수하고 체계를 구축하는 컨설팅과 함께 기술 인력의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한국은 2014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국제적 규모의 아동병원을 설립하는 사업을 통해 양국 간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은 1세 이하 영아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0배나 많은 나라여서 이런 사업의 의미는 컸다. 정부가 EDCF를 통해 중앙아시아에 지원한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였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유·무상 협력이란 특징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병원 건립 외에도 운영이나 의료정책 수립 등에서도 폭넓은 협력을 추진한다는 취지대로 KOFIH는 국립아동병원의 성공적 개원과 운영을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역할을 분담해 컨설팅과 역량 강화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자문가(Project Advisor) 파견을 통해 개원 준비와 병원 초기 운영 모니터링을 지원하며 보건 분야 리더십과 거버넌스 역량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DCF의 지원으로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진단치료센터에 신설되는 핵의학실은 방사성 동위원소로 암 등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곳이다. KOFIH는 핵의학실의 성공적 개원과 운영을 위해 2015년부터 올해까지 관련 의료 인력에 다양한 컨설팅과 역량 강화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핵의학 의사, 방사화학자, 가속기 운영자, 방사약사, 핵의학 기사 등의 전문 의료 인력은 그동안 장기 초청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서 이론 교육 및 현장 실습을 경험했다.
또 핵의학실 개원을 앞두고 건축, 교육, 행정 등 전반적인 부분에 전문가 현지 자문이 제공되기도 했다. 특히 핵의학실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하는 공간인 만큼 건축 환경의 안정성이 중요한데, 한국은 지난해 관련 설비 전문가의 자문을 지원해 핵의학실의 안정적인 개원에 힘을 보탰다. 몽골 최초로 사이클로트론 장비를 도입하는 등 국립진단치료센터가 최첨단 진단센터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KOFIH는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탄자니아는 만성적인 의료 설비 및 의료 인력 부족에 시달리던 나라였다. 이후 한국이 EDCF 7650만 달러를 지원해 경제 수도인 다르에스살람에 무힘빌리 의과대학병원을 설립하며 의료 환경 개선에 힘써왔다.
KOFIH는 이들이 자립 운영 역량을 키우고 4차 병원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사업의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병원의 중장기 자립 운영 컨설팅과 계획 수립의 일환으로 개원준비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운영했다.
또한 KOFIH는 의사, 간호사, 의공기사 등 전문가 파견을 통해 분야별 교육훈련을 실시하며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에도 힘써왔다. 또 교육병원의 역할 자문과 병원 운영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노력을 통해 해당 사업은 2013년 유·무상 연계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무힘빌리 의과대학병원은 개원 후 1년 만에 주변 지역병원 중 최고로 선호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며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모잠비크는 의료 인력의 수와 역량 부족, 의료시설에 대한 낮은 접근성 때문에 보건의료 환경이 열악한 곳이었다. 이에 KOFIH는 잠베지아 주 켈리만 시를 대상으로 1, 2차에 걸쳐 켈리만 중앙병원 운영관리 컨설팅 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EDCF에서 설립한 켈리만 중앙병원에 대한 연계사업을 통해 운영 컨설팅과 인력 교육 등을 지원했다. 이 같은 인적 역량 강화를 실시한 결과 현지 중환자실 의료진의 실무 기술은 비약적으로 증진됐다. 또 환자 등록 및 진료 정보 시스템 교육을 통해 해당 시스템이 국가 표준으로 분류되는 성과도 거뒀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KOFIH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진행되는 2차 사업에선 기존 분야에서 심화한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특히 의료 전문가 파견을 통해 임상병리, 응급의료, 화상 처치 등 그동안의 취약 부분에 대해 기술 지원과 현지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한국과 라오스의 교류와 협력은 기존 모자보건 사업에서 꾸준히 확대됐다.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 강화사업도 그중 하나다. 2018년 라오스 전 지역을 아우르는 사업에 착수해 현재 루앙프라방, 시엥쿠앙, 우돔싸이, 사반나켓, 참파삭 도병원이 수혜 대상이 됐다. KOFIH는 5개 도병원의 의료기기 운영관리를 지원하는 한편, 라오스 의공기사에 대한 현지 교육을 실시하고 라오스 보건부 의료물자공급센터(MPSC) 신축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중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는 기기 유지보수 경험을 각 도병원에 전수하고 관련 워크숍을 개최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또한 의료기기 교육센터가 완공되는 올해는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전기전자공학, 엑스레이, 의료기기 관리법 등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에서 전원 수료라는 목표 달성을 거둔 터라 기술 인력의 역량 강화 사업에서도 청사진이 그려진다.
스리랑카 정부는 전반적인 병원 인프라 개선 및 신병동 건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건의료 부문을 강화하고자 노력해왔다. 이의 일환으로 예방보건관리를 강화하고 치료 시설을 강화하는 등의 사업을 통해 모든 스리랑카 국민이 고품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지향하고 있다. KOFIH가 진행하는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 강화사업도 양질의 의료 서비스 공급을 확대하고 지역 주민의 의료기관 접근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스리랑카 정부의 지향과 같은 선상에 있다.
해당 사업은 보건의료 서비스의 전달 체계 강화를 위한 인프라 개선을 전제한다. 이를 위해 KOFIH는 보건부 산하 의공서비스센터(BES)를 증축하고 주정부 보건국 산하 의공서비스센터를 리모델링하는 한편, 의공서비스센터의 의료기기 수리 장비와 부품을 지원하고 있다. 또 통합 의료기기를 관리 운영하는 전산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의공기사의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 컨설팅을 통해 인력 양성의 중요성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국가 차원의 의료기기 전주기 관리체계가 미흡하고 전문가가 부족한 에티오피아는 의료기기의 유지, 보수, 활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 이런 고충을 개선하기 위해 KOFIH는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 강화사업을 통해 의료기기 기술 인력에 대한 현지 교육과 의료기기 관리 매뉴얼 수립 등을 지원해왔다. 특히 KOFIH는 전문 인력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과 네트워크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 의공기사 연수과정을 통해 양성된 현지 핵심 기술 인력이 교육과정을 자체 개발하고 지역 내 다른 의료기기 사용자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또 의공 컨퍼런스를 개최해 에티오피아 연방보건부와 의약품조달청, 의공협회 등 유관기관과 지역별 거점병원, 의공기사 같은 이해관계자가 함께 의료기기 시스템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꾸준한 교육과 네트워킹은 의료기기 관계자들의 운영 효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에티오피아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지구촌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달려온 KOFIH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ODA 협력국과 함께 현지를 중심으로 보건의료 지원사업을 수행해왔다. 기존의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은 물론,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도 해당 국가에 진단 키트, 개인 방호물자, 이동식 디지털 엑스레이 등 방역 물자와 의료 장비를 지원했다.
이처럼 KOFIH는 다양한 사업의 실행을 통해 특정 상황에 따른 일시적 지원보다 체계적이고 근원적인 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이로부터 현장 수요에 기반을 둔 사업 개발과 추진을 위해 협력국의 보건사회경제 현황 분석과 보건부 수요 조사를 토대로 국가별·지역별 전략을 구상했다. 그 결과로 도출된 것이 의료시설 융합사업이다.
KOFIH는 이를 통해 한국수출입은행이 추진하는 유상 사업과 함께 병원 운영 컨설팅 사업을 연계해 유·무상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통합 사업을 그리고 있다. EDCF의 병원 건립과 의료 기자재 공급 사업을 한 축으로 하고, KOFIH가 전문가 컨설팅과 교육, 장비 사후관리 지원 등을 지원하며 다른 한 축을 맡는 것이다. 여기서 무상 지원은 자문단이나 정책자문관을 통해 협력국에서의 병원 건립부터 운영에 필요한 인력 교육이나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기지원한 의료기기의 운영관리체계 수립을 지원하고 고장 의료기기를 수리하는 것도 무상 지원으로 가능한 부분이다.
의료시설 융합사업의 또 다른 프로젝트는 의료기기 관리운영체계 구축사업이다. 에티오피아, 라오스, 스리랑카 3개국을 대상으로 기지원 사업 관련 장비를 보강하고, 교육과 자문 등 사후관리와 연계한 지원을 통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구조다. 이로부터 알 수 있듯이 의료자원 지원사업은 크게 물자 지원 사업과 기술교육 사업으로 구분된다. 물자 지원 사업은 의료기기, 의약품, 의료 소모품을 개인이나 병원,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받아 이를 필요로 하는 국가나 단체, 무료 진료소 등에 지원하는 것이다. 기술교육 사업은 재단이 기지원한 의료기기에 대한 유지보수와 국내 의료공학 전문기술 전수 등을 통해 보건의료시설 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것이다. 결국 의료자원 지원 사업은 단순한 물품 제공에 그치지 않고 교육을 통해 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장기적 관점이 담긴 프로젝트다.
의료시설 융합사업의 마지막 프로젝트는 기지원 사후관리 사업이다. 우즈베키스탄, 탄자니아, 캄보디아, 미얀마, 북한, 필리핀, 베트남의 17개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7개국의 의료기기 유지보수를 지원하고 이와 관련한 물자와 전문 인력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때 현지 기술 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 교육도 병행 실시된다. 이런 사후관리 사업의 성격은 결국 이 사업 전체가 갖고 있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각을 보여준다.
의료자원 지원 사업을 비롯한 의료시설 융합사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되는 중장기 계획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이종욱펠로우십 프로그램이 KOFIH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사업이었다면, 앞으로는 의료시설 융합사업이 KOFIH의 또 다른 상징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OFIH는 병원 건립부터 운영, 의료기기 지원 및 인력 교육에 이르기까지 현지 의료시설의 환경 구축과 관련되는 다양한 과정에 참여하며 사업국과 더욱 적극적인 협력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