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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한국의
국제보건 ODA 전략- 글_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조기 진단, 조기 치료, 확진 환자·접촉자에 대한 추적이 주효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는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까지 없는 상태로 약물에 의한 예방과 확산 방지(Pharmacologic Intervention)보다는 비약물적 예방과 확산 방지(NPI, Non-phamacologic Intervention)가 현재 가장 중요한 예방 수단이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큰 효과를 발휘한 한국형 NPI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기 진단(Test)과 조기 치료(Treat), 확진 환자와 접촉자에 대한 추적(Trace)으로 요약할 수 있다(표).
3T | 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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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 |
■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민간기업과 협력하여 진단키트 상용화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유효성 평가를 직접 수행하고 식약처는 질병관리본부의 유효성 평가를 바탕으로 신속 승인이라는 행정적 제도를 이용해 어느 국가보다도 빠른 진단체계를 공공과 민간영역에서 구축 1 대구·경북의 대규모 환자 발생 상황에서 환자의 진료와 검체 채취를 위해서는 대규모 선별진료가 필요할 때 Drive Thru/Walk Thru와 같은 신속한 검체 채취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민간에서 제시했고 공공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 |
Trace |
2 코로나19 초기 유입 상황에서부터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역학조사의 기법은 확진 환자와 접촉자를 추적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됐음 3 4월 말~5월 초 휴기간 동안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로 인해 이태원발 집단발병이 발생했을 때 통신사 기지국 접속기록을 활용하고 신용카드 결제, CCTV 확인, 건강보험 수진이력 등을 통해 접촉자를 적극적으로 추적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익명검사제도를 도입해 조기에 집단발병을 완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했음 |
Treat |
4 대구·경북지역에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해 병상 부족 상황으로 제때 치료와 입원을 하지 못하는 상황과 지역사회 내 확진자가 자가격리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태의 심각성에 대응해 민간영역에서 감염병 환자 수용에 참여하여 많은 환자들이 공공병원뿐만 아니라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음. 대구·경북 지역 외 타 지역의 협조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 5 감염병 전담병원의 입원 능력을 초과한 확진자는 민간 전문가들이 제안한 생활치료센터의 아이디어를 정부가 받아들여 대구·경북 주변의 공무원연수원과 기업들의 연수원을 활용해 3000여 명의 확진자를 안전하게 격리하고 치료했음 |
저소득 국가들이 한국의 역동적 대응을
벤치마킹할 수 있게 해야
저소득 국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감염병 감시와 진단체계의 구축, 해외 유입 감염병 환자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됐다. 그러나 자국 내의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능동적 대응을 통한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저소득 국가와 공유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고, 저소득 국가에서의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방역 성과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에는 개별 국가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별 대응전략을 맟춤형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 국가의 가장 취약한 인프라가 감염병 감시와 진단체계 구축인데, 이는 단순히 진단시약과 진단기계를 보내는 것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감염병 감시를 위한 인력 양성, 지역보건체계의 역량강화, 실험실 감시체계 구축과 정보전달체계의 전산화, 지속가능한 진단 시약의 공급체계까지 고려해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 유입 감염병 환자의 국내 유입과 관련해서는 질병관리본부와 KT가 구축한 스마트검역시스템을 활용해 저소득 국가의 ICT 인프라 상황을 고려해 점진적인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개별 국가의 검역에 있어 정보화 현황과 스마트폰 보급률 등을 고려하고 각 국가의 주요 통신사의 서비스 구조를 파악해야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다. 가나와 케냐, 라오스에서 구축중인 KT의 GEPP(Global Epidemic Prevention Platform)의 활용도 검토해볼 만하다.
코로나19로 세계와의 교류가 단절된 상황에서 개별 국가의 감염병 대응능력 향상은 단절을 소통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의 능동성과 ICT를 활용한 역동적인 대응을 저소득 국가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현지화된 플랫폼을 구축하고 지원하는 것이 한국 보건의료 ODA의 시급한 과제이자 저소득 국가의 희망이다.